absolute simpli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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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1, 2011

취재·글 주느비에브 도르티냑(Jenevieve Dortignac) | 번역 김미진 | photographed by Albert Font

이비자 섬의 마지막 전통 주거지 중 하나는 진정한 휴식이 가능한 바캉스 하우스로 변신했다. 전통 소재를 사용한 이 집은 원래의 검소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가장 이상적으로 진정한 전통성을 즐기며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언제나 기다리는 곳. 이비자 섬의 이 소박한 별장이 바로 천국이다.



  

    

    

 


바르셀로나를 벗어난 순간, 디자이너 나니 마르퀴나는 모든 전원을 끈다. 이비자 섬을 향해 바다 위를 날아가는 약 30분의 짧은 비행시간은 그녀로 하여금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의 카펫과 오브제를 선보일 다음 컬렉션을 위한 스케줄을 모두 잊게 한다. 이렇게 짧은 비행 후 그녀는 아주 낯선 곳에 도착한다. 바로 5년 전에 알베르와 함께 구입한 별장이다. 그 전까지 이 커플은 마요르카 섬에서 바캉스를 보내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1930년대에 월터 벤저민을 매료시킨 심플한 아름다움을 지닌 이비자 섬의 구불거리는 시골길 위에서 이 전통 시골집을 발견했다. 3개의 작은 큐브 형태의 건물이 이 농가를 구성하고 있었다. 1백50년 전에 지어졌다가 40년 전부터는 버려져 있던 곳으로 여전히 시골의 정을 느낄 수 있다. 이제 그들은 그곳에서 주말과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벽을 허물거나 층을 올려 건물의 구조를 변경했고, 거대한 통유리창을 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높이가 다른 층과 움푹 파인 알코브, 소나무를 때는 화덕은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실내 벽에는 흰색의 석회를 칠해서 마감했다. 바닥은 곳곳에 밝은 흙색이 돌도록 했는데, 포르멘테라 지역의 조약돌과 이 지역의 모래를 섞어서 마감해 얻은 결과물이다. 그렇게 해서 이비자 섬의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집이 완성되었다.
이 집이 지닌 원래의 아이덴티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모든 공간은 완전히 레노베이션했다. 예전에 발레아레스 제도의 섬에서 사용한, 내구성이 뛰어난 소나무로 만든 천장의 골조는 광택을 내기 위해 철거했다가 아틀리에에 다시 설치했다. 옛날 방식에 따라 제작된 파사드의 석회 바른 초벽은 깨끗이 닦은 돌 벽 위에 회반죽과 점토 컬러의 염료를 섞어 발라 완성한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외부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게 지붕과 테라스를 겸하는 공간에 수영장이 자리를 잡았다. 갈대 울타리로 만든 차양은 그래픽적인 그림자를 만든다. 건축가 호세 안토니오 마르티네즈 라페냐와 엘리아스 토레스 사무소는 가벼우면서도 영속적인 장식을 적용했고, 그 독특한 힘은 이 장소를 바라보는 시선을 새롭게 뒤바꾸었다. 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지만 옛 시대의 검소함을 유지한 결과물은 놀라우리만치 진정성을 지니게 되었다. 실내에서는 재배치한 방들 사이로 쾌적함이 고양이의 부드러운 움직임처럼 미끄러져 나아간다. 나니와 알베르는 이 공간에 베르베르족의 카펫과 모로코 여행에서 가져온 기념물, 북부 인도에서 가져온 항아리들과 발레아레스 제도의 섬에서 가져온 광주리 오브제, 내추럴한 느낌의 걸상, 약간의 가구 등 이 집의 에센셜한 부분이 된 수공예품을 가져와 조화시켰다. 이곳에서는 어떤 것도 강압적이지 않고 꽉 짜여져 있지 않아 그저 좋은 장소에서 지내는 즐거움만이 있을 뿐이다. 그 외의 땅에는 아몬드 나무와 레몬 나무, 캐롭 나무, 올리브와 무화과 나무를 심은 테라스로 완성했다. 바다를 마주한 진정한 시골의 끝자락에서 데커레이션은 풍경으로 충분하고, 그 자체로 럭셔리하다. 또 바다와 하늘이 만들어내는 블루 컬러는 쉬지 않고 흐르는 시간 속에서 고요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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