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g stage

조회수: 2006
4월 15, 2020

에디터 이혜미 | photographed by choi seung hyuk | 어시스턴트 조소희

2020 S/S 시즌을 설명하는 네 가지 백 트렌드와 주요 브랜드의 신제품.


      

Woven Leather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피카부 백과 바게트 백을 다채로운 우븐 레더 소재로 선보인 펜디를 필두로 페라가모, 프라다, 로저 비비에, 3.1 필립 림 등 많은 브랜드 역시 가죽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엮은 손맛 가득 느껴지는 가방을 내놓았다. 그중 단연 이목을 끄는 브랜드는 고유의 인트레치아토 기법을 신선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보테가 베네타로, 몇 시즌째 일종의 ‘현상’이라 일컬어도 될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니엘 리 고유의 동시대적 시선으로 바라본 유산을 입고 태어난 가방들은 이 트렌드가 시작된 어느 지점과도 맞닿아 있는 듯하다.

폭 넓은 인트레치아토 패턴이 멋스러운 패디드 카세트 백 3백12만원보테가 베네타.

Powerful Pastel

절제된 컬러와 실루엣을 접목한 웨어러블한 쇼가 지배적인 가운데, 특히 빅 하우스에서 활약 중인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은 파스텔컬러를 사용해 낭만적 상상력을 펼쳤다. 샤넬의 버지니 비아르는 파리의 낮은 지붕을 보며 누벨바그 시대와 당대 코코 샤넬이 디자인한 옷을 입고 연기했을 배우들을 떠올렸고, 이들을 뮤즈 삼아 컬렉션을 구상했다. 이에 핸드백을 포함한 컬렉션 전반에 핑크, 세먼, 바이올렛, 페일 블루 등의 파스텔 팔레트를 극적으로 활용해 화사하고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지방시의 클레어 웨이트 켈러는 그녀의 주특기인 테일러링 기술을 통해 자신감 넘치는 강인한 여성을 그렸는데, 각진 실루엣과 거친 소재가 주는 느낌을 중화하고자 룩과 핸드백 등 주요 액세서리에 기품 넘치는 방식으로 파스텔컬러를 녹여낸 모습.

(위부터)
미니 스컬 록 백 1백58만원알렉산더 맥퀸.
샤넬 19 플랩 백 5백86만원 샤넬. 스냅샷 스몰 카메라 백 61만9천원마크 제이콥스.

       

Canvas with Leather

친환경적 패션 혹은 실용적 패션을 추구하는 이들을 위해 종종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캔버스 백을 출시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요즘처럼 대다수의 빅 브랜드가 주요 모델에 캔버스 소재를 접목하는 일은 드물었던 듯하다. 이와 함께 발견되는 특징 중 하나는 캔버스와 레더 소재의 매치.
상반된 느낌과 물성을 지닌 두 가지 소재를 더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만 취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최대로 충족시키고자 한 영리함이 느껴진다. 이번 시즌 버버리는 브랜드의 얼굴, TB 백과 포켓 백에 캔버스 & 레더 소재를 입혀 꾸준한 인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토즈 역시 새로 론칭한 모노그램 T 버클 장식의 플랩 백에 캔버스 & 레더 버전을 추가했는데, 모던과 레트로를 동시에 갖춘 무드가 최근 트렌드와 잘 부합하는 듯. 그 밖에 구찌, 막스마라, 생 로랑 등에서도 다채로운 모델을 찾아볼 수 있다.

(위부터)
캔버스와 레더 소재 T 백 2백10만원대 토즈. 미디엄 로고 그래픽 캔버스 레더 포켓 백 1백99만원버버리.

New Basket

S/S 시즌 런웨이에 유독 자주 등장한 바구니 모양의 바스켓 백을 편한 ‘피크닉 백’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과거로 회기한 컬렉션의 레트로 무드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 흰 티셔츠부터 오버사이즈 퍼 코트까지 어디에나 바스켓 백을 들었던 제인 버킨의 1970년대 보헤미안 워드로브에서 영감을 얻어, 모델들의 손에 컬러풀한 원사로 장식한 바스켓 백을 쥐여준 미쏘니 쇼를 참고할 것. 에디 슬리먼의 셀린느 역시 1970년대 프렌치 부르주아 스타일과 바스켓 백의 완벽한 궁합을 보여줬고, 1920·1970·1990년대 뉘앙스가 공존한 프라다 쇼에서는 레더, 우드, 로프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바스켓 백이 등장했다. 한편 몇몇 브랜드는 바스켓 백의 디자인적 특수성을 십분 살려, 전통에 기반한 하우스의 진보한 기술력을 보여주곤 하는데, 로에베와 에르메스가 대표적인 예.

혁신적인 가죽 기술 공법으로 구현한 쉔 당크르 링크가 반복적으로 이어진 바스켓 형태의 토트백 가격 미정에르메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