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k Owens in Ve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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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 2017

글 고성연

지구촌을 누비는 직업에 종사하는 기자로서도 한 명의 인터뷰이를 세 차례, 그것도 세 곳의 글로벌 도시에서 만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파리, 서울, 그리고 최근엔 베니스에서 오늘날 하이엔드 패션 산업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 중 하나인 릭 오웬스(Rick Owens)와 맺은 인연이다. 해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베니스 리도 섬에 그만의 감성을 담은 스타일로 손수 꾸민 여름 별장을 찾아가 나눈 대화.

Even for a well-traveled journalist, it is no usual thing to meet the same person as an interviewee three times, and that in three different cities on the planet. First it was Paris, and then Seoul, and recently, Venice. Here’s a conversation with Rick Owens, one of the most famous names in today’s high-end fashion industry, at his ‘Owens-esque’ apartment on Venice’s Lido island, an annual host of the Venice Film Festival.

‘아드리아 해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단 베니스는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섬이다. 베니스의 수많은 매력 중 하나는 인근에 다소 대조적인 장점이 돋보이는 명소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드리아 해와 베니스 석호 사이에 있는 작고 길고 가느다란 모양새의 섬 리도(Lido)가 좋은 예다. 미로처럼 복잡하고 좁으며, 사람들로 들끓는 베니스 본섬과 달리 리도 섬에는 차를 몰고 다닐 수 있는 도로가 충분한 데다 상대적으로 한결 조용하고 널찍한, 여유롭게 다닐 곳이 많다.

Venice, arguably the most uniquely beautiful place in the world, also known as “The Queen of the Adriatic,” has a myriad of charms, including the somewhat contrasting beauties of its vicinity. The Lido (Lido di Venezia), a small, skinny island between the Adriatic and the Venetian lagoon, is one good example. Unlike the labyrinth-like narrow crowded streets on the mainland of Venice, there are roads that are wide enough to drive through and obviously more quiet, spacious attractions to visit.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부신 백사장이 있다! 과연 릭 오웬스가 여름 별장을 마련할 곳으로 낙점할 만하다. 2003년 파리로 이주한 이래 유럽에서 거주하고 활동해왔지만, 원래 그는 풍부한 햇살과 바다를 거느린 캘리포니아 출신 아닌가. 리도 섬에 도착해 직접 꾸몄다는 아파트 근처로 마중 나온 그의 모습을 보노라니 멀리서도 바다 애호가다운 면모가 여실히 느껴졌다. 미풍에 살짝 나부끼는 긴 검은색 머리, 탄탄한 장신의 몸매의 소유자인 그는 완전히 맨발로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항상 그렇듯 검은색 옷을 입고서.

And, most of all, there are sandy beaches! No wonder Rick Owens chose the Lido for his summer house. Yes, after all, he is from California although he has lived and worked in Europe since he moved to Paris in 2003. And he did look like a beach lover from a distance when I was approaching toward his newly adorned apartment on the Lido: a tall and well-toned man standing and waiting on a street, totally barefoot with his long black hair flowing in the summer breeze. Of course, he had on his usual black outfit.

릭이 여름을 지내는 보금자리는 겉보기엔 평범한 5층 건물의 맨 꼭대기에 자리한다(바로 아래층에 있는 공간도 ‘일’을 위해 쓰고 있다). “1957년에 지은 아파트예요. 올해로 여기서 두 번째 여름을 지내네요. 작년에 공사를 다 끝냈죠.” 릭 오웬스는 이렇게 말했지만, 그가 여름을 리도 섬과 함께한 지는 꽤 오래됐다. 아파트를 마련하기 전에도 5~6년 동안 여름이면 늘 리도 섬을 찾았으니까. 그때마다 항상 묵는 장소가 있었는데, 바로 그의 아파트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엑셀시오르 호텔이다. “언제나 엑셀시오르를 좋아했어요. 무어 건축양식이 정말로 특이하고 연극적이거든요. 리도 카지노 건물도 좋아해요. 1930년대에 지은 합리주의 건축물이죠. 베니스, 그것도 바닷가를 낀 위치에 이런 공간을 얻을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행운이에요.”

Rick’s summer ‘nest’ is situated on the top floor of a modest-looking five-storey building (he also uses the downstairs space for work). “This apartment was built in 1957. It’s my second summer here. We did all the construction last fall,” he says. But even before moving in he spent his summers on the Lido, for five or six years. And he always stayed at Hotel Excelsior, which is only a ten-minute walk away from his apartment. “I always loved staying at the Excelsior. Its Moorish architecture is so bizarre and theatrical. I also liked the Lido Casino, the rationalist building built in the 1930s. So I was really lucky to be able to get all of this space in Venice, especially right on the seaside.”

그의 말은 옳았다. 그가 옥상 테라스로 안내하자 푸른빛의 아드리아 해와 해변이 눈앞에 아름답게 펼쳐졌다. 이곳에서 보내는 그의 일상은 아주 단순하게 돌아간다. 아침마다 해변에 가고 엑셀시오르에 들러 점심 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와 낮잠을 즐긴 뒤 저녁에는 그날 처리해야 할 일을 한다고. 그리고 해변에서든 집에서든 책을 많이 읽는다. ‘바다 소리를 들으면서’ 말이다. 그야말로 완벽한 휴식! “저는 조용해서 이곳을 좋아해요. 주변에 관광객이 별로 없거든요. 그런데 도시(본섬)와 베니스 비엔날레 개최 장소까지 5~10분이면 갈 수 있죠. 때때로 그런 역동적인 에너지를 느끼는 게 도움이 돼요.”

He is right. As he took me to the rooftop terrace, the stunning blue Adriatic Sea and a beautiful beach unfolded before my eyes. He says his daily routine is pretty simple: go to the beach every day in the morning, have lunch at his favorite Excelsior, take a nap, and get the stuff he needs to work on done in the evening. And he reads a lot both by the sea and at home while “listening to the sound of the sea.” Perfect for relaxation! “What I like about here is that it’s quiet. There’s really no tourists around here. But the city and the Venice Biennale are just five-to-ten minutes away. Sometimes, it is good to be connected to that kind of energy.”

그가 잠을 청하고 독서를 하고 운동을 즐기는 5층의 인테리어 스타일 역시 단순미를 품고 있다. 미니멀리즘 가득한 침대, 책으로 꽉 찬 긴 테이블, 운동기구 정도를 제외하면 장식적인 요소가 별로 없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파리에 있는 집은 집시 같은, 와이프(미셸 래미) 스타일이 많이 반영돼 있다면, 이곳은 보다 차갑고 비어 있죠. 전적으로 제 스타일이에요.” 그래도 릭 오웬스 특유의 감각이 녹아 있는 가구와 예술 작품이 눈에 띈다. 이탈리아 미래주의 조각(두상) 작품, 좁은 상판 등받이가 인상적인 검은색 가죽 의자 세트, 그리고 모노크롬 계열의 캔버스 작품도 있다. “20세기 초반 이탈리아 미래주의 작가를 좋아하는데, 그들의 작품이 이 공간에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의자들은 핀란드의 전설적인 디자이너이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축가 에로 사리넨의 아버지이기도 한 엘리엘 사리넨의 작품이죠.”

The interior style of his space on the fifth floor where he sleeps, reads and works out is also quite simple. Except for a minimalistic bed, a long table filled with books, and some fitness equipment, there is nothing much decorative. “Our house in Paris is more of my wife’s style, more gypsy, whereas it’s more empty and cold here. It’s totally me,” he explains. Still, there sure is a selection of ‘Owens-esque’ furniture and artwork. Several Italian futurist heads, a set of black-leather chairs with a distinctive style of a narrow upper back, and a monochrome painting. “I like Italian futurists from the early 20th century and I thought they would be appropriate in this space. The chairs are pieces designed by Eliel Saarinen, a legendary Finnish designer and father of Eero Saarinen, my favorite architect.”

이렇게 4개월 동안 이곳에서 단순한 일상으로 가득 찬 시간을 보내지만 그에게 ‘여름날의 권태’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사실, 한편으로 그는 바쁘기도 하다. 곧 선보일 새 컬렉션도 그렇지만, 오는 12월 5일 밀라노에서 개최되는 그의 첫 회고전 준비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회고전이 열리는 장소인 라 트리엔날레(La Triennale) 역시 1930년대(그가 좋아하는 시기)에 지은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그래요, 올가을은 정말 정신 없을 거예요. 그래서 더욱 현재의 고요한 시간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죠.” 그는 빙그레 미소 지었다.

Even though he spends about four months in Venice, it seems there’s no such thing as ”the ennui of summer.” In fact, he was quite busy preparing for his very first retrospective in Milan on December 15 as well as his new seasonal collection. Interestingly, La Triennale di Milano, the venue for his exhibition, is an iconic architectural work from the 1930s as well. “Well, this fall will be really busy. So I am really enjoying quiet time now,” he smiles. by Seong Yeon 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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