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프뤼니에르 레스토랑

조회수: 2266
3월 19, 2013

글 지은경(유럽 통신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일컬어지는 파리의 샹젤리제 끄트머리에서 아름다운 레스토랑이 한 곳 눈에 띈다. 프뤼니에르는 1872년부터 신선한 해산물을 전문으로 요리하는 진정한 파리지엔 레스토랑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생선 요리와 굴, 조가비를 가장 신선한 상태로 서비스하는데, 특히 긴 역사와 전통을 잇는 프뤼니에르의 대표 메뉴는 캐비아이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2 스타를 획득한 프랑스의 스타 셰프 에릭 쿠아셀(Eric Coisel)은 이 모든 해산물의 신선도는 최고로 유지하고 재료 고유의 식감을 최대한 살리며 심플하게 조리하되, 최고의 상상력을 발휘한 예술 요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1
2
3
4
5
최고의 재료와 맛, 예술을 고집하는 셰프 에릭 쿠아셀
에릭 쿠아셀은 신선한 생선 요리와 송로버섯, 해조류 등을 이용해 모던한 요리를 선보이는 셰프로 이미 프랑스에서는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그는 해조류(김, 다시마, 미역, 그 밖에 다양한 해조류)를 자신의 모던한 조리법에 접목한 레시피 책을 출판한 적이 있다. 한국 친구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김과 다시마의 맛에 매료되어 서양인들은 먹지 않는 미역 등 동양인들만의 해조류, 그리고 서양인들만이 즐기는 해조류 등을 리서치하기 시작하면서 해조류가 건강에 매우 좋은 식재료라는 것을 알게 된 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후 유럽인들이 꺼리는 식감을 지닌 해조류들을 메뉴에 넣기 위해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했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는 현재 연어와 김, 가리비와 송로버섯 등 다소 생소한 음식 궁합을 개발하며 새로운 메뉴들을 선보인다.
메종 프뤼니에르의 역사

메종 프뤼니에르의 역사는 알프레드 프뤼니에르 가족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1848년에 태어난 그는 일찍이 가족을 떠나 파리 비스트로에서 일을 시작했고, 처음으로 와인과 석화의 진정한 풍미를 알게 되었다. 1872년 24세의 나이에 그는 아내 카트린과 함께 석화를 전문으로 하는 첫 번째 레스토랑을 열었는데, 여기서 레스토랑 프뤼니에르의 역사가 시작된다. 레스토랑 프뤼니에르는 점점 번성해 정치가와 에디터, 사업가가 모여들었고 프랑스 최고의 귀족들에게도 사랑받는 장소가 되었다. 1898년 봄, 알프레드 프뤼니에르는 4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아들인 에밀(Emile)에게 사업을 물려주었다. 당시 에밀은 22세의 젊은 나이였으나 어릴 적부터 레스토랑의 중심에서 모든 것을 보고 자란 덕에 승승장구하는 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 노르웨이로 신혼여행을 떠났던 그는 베르겐 생선 시장의 깨끗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사람들은 시장에서 살아 있는 생선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항아리를 가지고 다니며 생선을 샀고, 어부들의 작업 방식도 매우 조직적이고 위생적이었다. 곧 그는 이와 같은 시스템을 프랑스에 도입할 방법을 고민했다.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석화 전문 레스토랑에서 생선과 해산물 요리를 취급하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발돋움을 꾀하며 식사 순서까지도 레스토랑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고안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룰은 현재 프랑스의 해산물과 생선 요리를 즐기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자리매김했다. 에밀 프뤼니에르가 선보이는 신선한 해산물 요리는 최고의 바다 내음을 고객들에게 선보였고, 그 맛은 다른 레스토랑의 요리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찬사를 들었다.


6
7
가장 프랑스적인 아르데코 장식의 레스토랑
모던한 프랑스 디자인의 대표를 이야기한다면 단연 아르데코풍 장식이 선두에 놓일 것이다. 레스토랑 프뤼니에르 역시 아르데코풍 타일과 모자이크, 스텐실 포스터 등, 레스토랑의 긴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장식되어 있다. 1924년 에밀 프뤼니에르는 레스토랑을 파리의 상류사회를 선도하는 장소로 탈바꿈시키고자 했다. 그는 곧 건축가 루이 히폴리트 부알로(Louis Hippolyte Boileau)와 화가인 레옹 카리에르(Leon Carriere)를 초대해 인테리어 건축과 벽 장식을 의뢰했으며 폴 비네(Paul Binet)에게는 유리창 조각을, 오귀스트 라부레(Auguste Labouret)에게는 모자이크를 주문했다. 또 당시의 아트 디렉터였던 알렉세이 브로도비치(Alexei Brodovitch)에게는 생선과 해산물을 그린 동판화 포스터를 제작하게 했다. 당시 프뤼니에르의 인테리어 데커레이션은 프레스와 유명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아르데코의 정수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또 현재 음식을 담는 플레이트들은 브르타뉴 지방 노르망디 마린의 느낌을 살려 제작한 마튀랭 메외(Mathurin Meheut)의 수공예 작품들이다. 프뤼니에르는 현재 레스토랑과 바, 카페, 그리고 해산물 스토어로 이루어져 있다. 프뤼니에르 스토어에 진열된 상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최상의 품질만을 고집하는 그들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최근에는 프뤼니에르 팀이 모로코의 마라케시에 있는 이브 생 로랑의 별장인 마조렐 정원에 아름다운 카페테리아를 만들어 또 한 번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신선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 파리, 프뤼니에르의 작은 테라스에 앉아 파리의 봄 햇살을 만끽하자. 그리고 입안에서 혀를 통해 느껴지는 최고의 미각을 함께 경험해보자. 진정한 파리지엔의 라이프스타일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