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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 2015

에디터 배미진 (바젤 현지 취재) | 현장 사진 구은미

오메가는 2015년 바젤월드에서 새로운 시계 소개를 넘어 놀라운 규모의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스위스 시계업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오메가의 새로운 인증을 통과한 최초의 워치, 글로브마스터의 데뷔 현장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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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브랜드로서의 자부심, 오메가의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 시스템

2015년 3월, 바젤월드 취재 준비가 막바지에 치달았을 무렵, 오메가가 바젤 시내에서 큰 행사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바젤월드의 정식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기 하루 전, 개회식을 연 행사 당일까지 모든 내용은 엠바고에 붙여 철저하게 감추어져 있었다. 단순히 새로운 시계를 선보이는 것을 넘어 중대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는 이야기만 전해 들은 채 본 행사 전날 바젤에 도착했다. 오메가는 가장 규모가 큰 시계 박람회라 할 수 있는 바젤월드에서 매우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메인 홀의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을 뿐 아니라(바젤월드에서 브랜드 부스의 포지션은 브랜드의 지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스위스를 대표하는 정통 시계 기업인 스와치 그룹의 허리를 든든히 받쳐주고 매출, 컬렉션의 숫자, 시장 장악력 등 모든 측면에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오메가가 이례적으로 바젤월드 전시장 밖에서 비밀리에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독특한 일이었기에 이벤트에 대한 기대는 높아져갔다.
드디어 3월 18일, 스위스 바젤 폰 바르타 아트 갤러리(Von Bartha Art Gallery)에서 개최한 오메가의 새로운 이벤트는 시계업계의 축제라 할 정도로 성대하고 의미 깊은 윤곽을 드러냈다. 여타 브랜드와 같이 새로운 앰배서더를 소개하거나 신제품의 론칭을 알리는 것을 넘어 ‘마스터 크로노미터’라는 새로운 인증 시스템을 발표한 것. 시계를 만드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특정 브랜드에서 다른 브랜드 워치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인증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은 전례 없는 사건이다. 사실 오메가는 지난 2014년 겨울, 스위스 계측 연방 연구소(METAS, Swiss Federal Institute of Metrology)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2015년부터 새로운 시계 인증 방식을 실행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 2015년 바젤월드에서 마스터 크로노미터 기준을 공표함과 동시에, 이를 통과한 최초의 시계 글로브마스터를 선보이는, 시계 역사에 남을 만한 이벤트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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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의 역사를 담은 새로운 기준

오메가 CEO 스티븐 우콰드는 바젤월드 데일리 뉴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이 새로운 인증 시스템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시계 인증은 오메가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Omega Co-Axial Master Chronometer)에 주어진 것으로, 이는 매우 중요한 사건입니다.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것은 METAS를 통해 인증받았다는 것입니다. 측량과 절차를 확인하는 모든 부문의 권한을 지닌 스위스 연구소인 METAS의 인증은 보다 차원 높은 새로운 품질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이 인증서를 받기 위해서는 시계가 1만5천 가우스의 강한 자기장을 견뎌내야 할 뿐만 아니라 하루 동안 0~5초 오차 범위를 넘지 않는 저항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여기에 일정 수준 이상의 파워 리저브와 방수 기능까지 까다로운 기준을 거쳐야 하기에 더욱 의미가 있지요. 지금까지 스위스 크로노미터 공식 인증 기관(COSC)이 시계 산업의 크로노미터 기준을 결정해왔지만, 이제 METAS 인증이 (물론 지금 당장 COSC를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스위스 시계의 또 다른 품질보증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인증 시스템을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오메가에는 정말 흥분되는 일이고, 저희가 출시하는 제품이 혁신성, 품질,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지난해 오메가와 스와치 그룹 CEO 닉 하이예크(Nick Hayek)와 함께 발표한 이 새로운 프로젝트는 성공리에 마무리되었고, 그 결과가 바로 마스터 크로노미터인 것. 오메가의 미래에 커다란
이정표가 될 첫 번째 발걸음을 올해 바젤월드를 통해 내디뎠고, 행사장을 찾은 수많은 시계 전문가들에게 큰 갈채를 받았으니 꽤나 인상적인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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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빛나는 별, 글로브마스터

오메가는 이 인증 시스템의 가치와 의미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알리기 위해 최초로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워치, 글로브마스터(Globemaster)까지 선보였는데, 이미 오메가의 고전적인 매력을 고스란히 담은 디자인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벤트 당일 오메가 상품 개발 및 고객 서비스 부사장 장-클로드 모나숑(Jean-Claude Monachon)의 연설에서도 이 워치를 선보이기까지의 깊은 고민이 여실히 느껴졌다. “시계 케이스 백에 있는 8개의 별은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오메가의 무브먼트가 세운 정확성에 대한 기록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여덟 가지 METAS 인증 기준을 가리키기에 더욱 중요하지요. 이 8개의 별과 여덟 가지 인증 표준 절차를 통해 오메가는 최상의 정확성을 고객에게 제공합니다. COSC 테스트를 통과한 무브먼트만이 METAS가 승인한 표준 테스트를 받을 수 있기에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 시스템은 더욱 정교하다고 말할 수 있지요. 무브먼트만이 아닌, 시계 케이스에 들어 있는 완성품 상태에서 모든 테스트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이고 진보적인 인증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은 시계와 함께 인증 카드를 부여받으며 그 카드에는 각각의 테스트에서 어떤 성과를 보여주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식별 넘버가 적혀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최고의 워치만을 선보이고 싶은 오메가의 집념을 담은 워치입니다.” 글로브마스터를 소개하는 전시장에는 참석한 게스트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의 자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휴대폰, 태블릿, 카메라, 그리고 핸드백의 잠금장치 등 소지품이 지닌 자성을 측정·체험할 수 있었다. 항자성 기계식 무브먼트가 박동하는 글로브마스터는 4년간의 보증 기간을 제공하기에 그 가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고안한 퍼포먼스인 것.
보다 퀄리티 높은 기계식 시계를 안정적으로 꾸준히 공급하길 원하는 오메가의 도전 정신이 담긴 글로브마스터 컬렉션은 이렇듯 진보적인 기술을 적용한 기계식 무브먼트를 담았을 뿐 아니라 오메가의 가장 클래식한 디자인, 컨스텔레이션의 초기 모델에서 영감을 받았기에 오메가의 정수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글로브마스터 디자인 중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시계 수집가들에게 오랜 시간 언급되어온 파이-팬(pie-pan) 다이얼과 과거 컨스텔레이션의 제품에서 볼 수 있었던 플루티드(fluted) 베젤이다. 39mm 케이스에 담긴 1952년 파이-팬 다이얼을 감싼 플루티드 베젤은 높이 솟은 부분을 부드럽게 처리해 글로브마스터를 유니크하게 보이도록 한다. 6시 방향에서 반짝이는 별은 백 케이스의 메달리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유명 크로노미터 관측 대회가 열렸던 큐폴라(cupola)의 관측소에 수놓인 8개의 별은 오메가가 세운 정확성을 의미한다. 시계 품질에 대해 오메가가 쏟아온 헌신적인 노력의 증표인 것. 메달리온이 로터와 무브먼트를 완전히 덮지 않도록 디자인해 케이스에 담긴 오메가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칼리버 8900/8901의 아름답고 유연한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항자성 무브먼트의 개발과 실리콘 스프링 밸런스의 적용, 코-액시얼 무브먼트의 대량생산에 이르기까지 스위스 기계식 시장의 발전을 주도해온 오메가는 이제 새로운 고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기계식 무브먼트의 기준이 될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 시스템을 마련하고, 이를 최초로 적용한 글로브마스터를 출시한 것은 다른 브랜드의 이목을 집중시킨 놀라운 사건이다. 스위스 시계 전문가들은 이 인증 시스템이 매출 위주로 흐르는 시장 흐름에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는 계기이자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한다. 스와치 그룹의 핵심 기업이자 시계 산업의 트렌드를 이끄는 오메가가 경쟁이 치열한 기계식 시계 시장에서 리딩 브랜드로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대단하다. 기계식 워치 시계 시장의 가치와 기준을 재정립하는 오메가의 새로운 인증 시스템이 스마트 워치에 위협받는 스위스 워치업계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을 기대해본다.

오메가의 새로운 인증 시스템

마스터 크로노미터(Master Chronometer)
오메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마스터 크로노미터의 여덟 가지 기준은 매우 까다롭다. 일상생활 환경은 물론 1만5천 가우스의 강한 자기장에 노출되었을 때도 적합한 기능이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를 거치는 인증 시스템이다. 다른 브랜드들도 METAS의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기 위해 각자의 시계로 테스트를 할 수 있으며, 이 레이블은 해당 기계식 무브먼트의 품질뿐 아니라 워치 자체의 품질을 말해준다. 이 인증 시스템을 거친 오메가의 새로운 워치 글로브마스터의 등장은 오메가의 시계 품질뿐 아니라 스위스 시계의 퀄리티를 더욱 높여줄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인증 절차의 여덟 가지 표준 측정 기준
1 1만5천 가우스의 자기장에 노출되었을 때 무브먼트의 기능. 2 여섯 가지 위치에서 나타나는 시계 러닝 타임의 편차. 3 0~2/3 파워 리저브 사이에서 나타나는 시계 러닝 타임의 편차. 4 1만5천 가우스의 자기장에 노출되었을 때 시계의 기능. 5 일일 평균 기준 1만5천 가우스의 자기장에 노출된 시계의 정확성 편차는 하루 0초에서 +5초 사이를 충족해야 한다. 6 시계를 착용하며 마주치게 되는 일상 환경을 그대로 재현한 테스트 조건에서 시계의 1일 평균 정확성(여섯 가지 위치, 두 가지 온도). 7 와인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가능한 파워 리저브 기능. 8 실제로 물속에서 테스트한 시계의 방수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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