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than D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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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5, 2024

글 김민형 프리랜스 에디터(홍콩 현지 취재)

‘여전히 홍콩에서 자유와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다. 주관적인 경험을 토대로 대답하자면 “그렇다.” 지금 홍콩은 변화의 시기를 지나고 있을 뿐이다. 단순히 국제면을 장식한 뉴스를 보고 가졌던 의문이 기우에 가깝다고 여겨질 만큼, 홍콩의 품은 여전히 넓고 건재해 보였고, 눈에 익숙한 듯하지만 생경한 도시의 풍경에서 결코 정적이지 않은 에너지를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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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방문한 홍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도심에 위치한 주요 시설들의 변화. 그중 센트럴 지역의 포시즌스 호텔 홍콩은 특히 눈에 띄었다. 2005년 9월 문을 연 이 호텔은 2021년 대대적인 레노베이션을 거치며 2022년에 완성해 5성급 호텔로 다시 한번 입지를 굳건히 했다. 3~4년 전, 전 세계적인 여행 및 레저 산업이 불황을 맞은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변신을 꾀한 것. 해외여행 수요는 본격적인 엔데믹 선언이 이루어진 2023년 5월이 지나서야 회복세를 보였으니 포시즌스 호텔 홍콩의 레노베이션은 슬슬 다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겐 솔깃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홍콩으로 발걸음을 이끄는 또 다른 요소는 포시즌스 호텔 홍콩 맞은편에 개관한 M+ 뮤지엄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헤어초그 & 드 뫼론이 설계해 화제를 모은 복합 문화 시설과 아트 파크가 아시아 문화 예술의 허브로 부상한 홍콩의 오라를 드러낸다. 전 세계 여행객부터 예술 애호가까지 다양한 국적과 취향의 사람들을 맞이하는 홍콩은 늦은 밤에도 거리를 훤히 밝히는 야경 속 활기처럼 다양성과 자유를 역동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이 선사하는 이상적 휴식
포시즌스 호텔 홍콩의 객실은 도심 뷰를 만끽하기에 최적인 구조를 갖추었다. 빽빽하게 솟은 마천루가 긴장감을 자아내는 뷰와 밤이면 현란한 전광판 위에 쉴 새 없이 펼쳐내는 타이포로 홍콩의 새로운 랜드마크임을 상기시키는 홍콩 국제상업센터와 빅토리아 하버 뷰 등 매력적인 풍경을 다각도에서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포시즌스 호텔 홍콩의 강점이다. 실제 프리미어 파크 뷰 룸, 슈피리어 하버 뷰 룸 등 객실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커다란 유리 통창을 채우는 도심 풍경은 호텔 신을 구성하는 퍼즐의 한 피스처럼 방을 고르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이번 3박 4일의 여정에선 28층 슈피리어 하버 뷰 코너 스위트에 머물렀다. 층마다 1개씩 배치된 코너 스위트는 홍콩이라는 다국적 도시에서 프라이빗한 시공간을 확보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격이다. 객실 문을 열면 동양적인 인테리어로 장식한 거실이 나온다. 다이닝 테이블과 소파를 지나 침실로 가는 사이엔 간단한 스낵 및 티와 주류를 즐길 수 있는 미니바가 자리한다. 자기 전 ‘혼술’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 이들을 고려한 동선이다. 침실 내부에는 1개의 널찍한 킹 베드가 놓여 있어 빅토리아 하버 뷰를 바라보며 휴식도 취할 수 있다. 뒤편에는 화장실을 마주 보는 구도로 워크 인 오픈 클로짓이 이어져 공간 활용도가 높다. 화장실에는 샤워 부스와 분리된 큰 욕조, 2인용 세면대,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친환경 소재로 만든 어메니티 등을 갖추어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기에 안락한 공간이 되어준다. 이쯤에서 이곳을 찾는 이들이 원하는 경험과의 ‘실제적인’ 접점이 궁금해졌다. 고객의 세밀한 요구가 호텔에서 이상적으로 충족될 때, 곧 호텔 서비스는 한 끗 차이의 특별함을 입은 프라이빗한 경험으로 각인되니까. 특히 요즘처럼 럭셔리에 대한 정의를 일대일 또는 맞춤형 경험에서 찾는 소비문화가 형성된 때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나를 위한 케어에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을 되찾아준 스파 트리트먼트는 포시즌스 호텔이 선사하는 세심한 배려처럼 여겨진다. 특히 피로감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아유르베다(Ayureda)’ 오일 테라피를 고려해보자. 평소 스트레스 상태, 아픈 부위 등을 체크하는 설문지를 작성하면 이를 토대로 전문 테라피스트가 각자에게 맞는 오일을 추천해준다. 그리고 테라피스트의 안내를 따라 싱잉볼의 진동음만이 들리는 호젓한 공간에서 눈을 감으면 도시의 분주함과는 멀어진 채 테라피가 시작된다. 고대 인도의 전통 요법인 아유르베다 마사지 테라피는 천연 오일을 활용해 신체 내 독소의 배출, 피로 해소와 혈액순환을 돕는다. 수면 패턴이 불규칙하고 항상 목과 어깨가 뻐근한 에디터의 경우엔 뜨끈한 허브 오일을 이마 위에 떨어뜨리며 신경 체계를 진정시키는 ‘아비앙가와 시로다라(Abhyanga and Shirodhara)’를 추천받았다. 1시간가량 눈을 붙였을까, 다음 일정을 위해 나서는 에디터의 몸과 마음은 일상의 번뇌를 지운 듯 가볍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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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아름다움을 응축한 다이닝
포시즌스 호텔 홍콩을 소개할 때는 ‘미슐랭 스타 8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전 세계 베스트 바 50’에 이름을 올린 칵테일 바 ‘아르고(ARGO)’. 웰컴 드링크로 앙증맞은 구미 베어가 담긴 샴페인이 나오자 혁신적인 스피릿을 주메뉴로 선보이는 이곳의 감각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었다. 둘째 날 방문한 프렌치 레스토랑 ‘카프리스(Caprice)’는 수석 셰프 기욤 갈리오(Guillaume Galliot)가 이끄는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이다. 셰프 본인이 ‘샤토 디켐’ 앰배서더인 만큼, 레스토랑 곳곳에선 와인을 대하는 정성과 열정을 눈으로 보고 맛으로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우선 오픈 키친을 지나면 와이너리처럼 보이는, 삼면이 와인 셀러로 둘러싸인 비밀스러운 공간이 나온다. 중앙 롱 테이블 건너편으로 한번 더 깊숙이 들어가면 오로지 치즈만 보관하는 냉장 공간도 갖추었다. 재료에 대한 치밀한 정성을 살펴보며 감성과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셰프의 철학이 어떻게 접시에 담길지 기대에 부푼 찰나, 화이트 아스파라거스와 모렐을 활용한 전채 요리, 페킹 덕 슬라이스와 감귤의 조합이 감칠맛을 내는 메인 요리 등이 이어졌다. 이윽고 6L에 달하는 2014년산 샤토 디켐 제로밤 보틀 와인이 등장하고, 정제된 열대 과실의 향이 곁들여지니 이상적인 맛의 조합이 완성되었다. 이외에도 전통 중식당으로서 최고로 미슐랭 3스타를 획득한 ‘룽킹힌(Lung King Heen)’, 이탈리아 오마카세 콘셉트로 13가지 산해진미의 코스를 내놓는 ‘노이(NOI), 에도 시대 덴푸라를 선보이는 ‘덴푸라 우치쓰(Tempura Uchitsu) 등 메인 레스토랑을 둘러보면, 다국적 문화의 아름다움이 혀끝의 감각으로 전해진다.
여행의 기술을 알려주는 캐세이퍼시픽
출발과 도착, 그리고 공항과 기내에서 보내는 시간 모두가 만족스러운 홍콩행을 원한다면 캐세이퍼시픽 노선을 이용해 보자. 홍콩 기반의 프리미엄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은 인천-홍콩 노선을 주 24회 운항해 일정에 맞게 유연하게 고를 수 있다. 올 3분기부터 운항 예정인 새로운 비즈니스석 아리아 스위트를 이용한다면 여행길 혜택이 쏠쏠한데, 우선 좌석 간 미닫이 칸막이와 완전 평면형 침대로 전환되는 좌석을 갖추어 최대한 편안한 시공간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4시간가량의 비행 시간 가운데 적절한 텀을 두고 코스 요리가 콘셉트로 제공되는 기내식도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라운지가 공항 속 작은 호텔처럼 기능한다는 것. 에디터의 경우, 돌아가는 날엔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져 ‘더 피어(The Pier)’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냈다. 반나절의 대기 시간, 비행장부터 터미널까지 공항에서 시시각각 연출되는 풍경을 바라보며 지루함을 달랠 수 있겠지만, 라운지에 들어간 것은 홍콩에서 남은 몇 시간을 좀 더 잘 써보고 싶어서였다. 라운지는 마치 지하 벙커를 연상시키듯이 제1터미널에서 가까운 지하 1층에 위치하는데 우선 짐을 풀고, 누들 바에 들러 탄탄면을 먹고, 조용한 티 라운지에 가 공항에서 구입한 책과 잡지를 읽거나 각자 할 일을 할 수 있다. 라운지 안쪽 깊숙이에는 데이베드 형식의 넓은 침대를 갖춘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노곤함을 달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샤워실과 고요한 무드 속에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더 피어 일등석 라운지의 데이스위트 등 캐세이퍼시픽이 갖춘 다양한 라운지를 둘러보면 단순한 서비스라기보단 공항 속 또 다른 ‘문화’에 가깝다. 홍콩 국제공항은 전 세계 10위 안에 들 정도로 규모가 크다. 자연스레 여행객들은 공항에서 보내는 시간과 퀄리티에 욕심을 낼 수밖에. 집을 떠나 모든 순간이 새로운 여행에서도 누릴 수 있는 편안함, 효율성, 사적인 시공간의 가치는 캐세이퍼시픽이 전하는 여행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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