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es & Wonders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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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5, 2014

에디터 배미진 (홍콩 현지 취재)

지난 9월 29일 홍콩 컨벤션 센터에 최고급 시계 시장을 이끄는 수장들이 모두 모였다. 총 13개 브랜드(몽블랑, 오데마 피게,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바쉐론 콘스탄틴, 랑에 운트 죄네, 리차드 밀, 예거 르쿨트르, 피아제, 파네라이, 보메 메르시에, IWC, 로저 드뷔)의 CEO가 한자리에 모여 2회를 맞은 워치스 앤드 원더스(Watches & Wonders) 개회식을 축하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들은 최고의 제품을 들고 홍콩을 찾았고, 시계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위스를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고급시계박람회 워치스 앤드 원더스를 <스타일 조선일보>가 직접 취재했다.


까르띠에 파샤 드 까르띠에 스켈레톤 드래건 모티브 워치 42mm
이번 워치스 앤드 원더스에서 16개 새로운 모델, 두 가지 새로운 무브먼트, 네 가지 독특한 하이 주얼리 제품 등 총 68개의 다채로운 워치 컬렉션을 선보인 까르띠에. 그중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화려함의 극치인 파샤 드 까르띠에 스켈레톤 드래건 모티브 워치다. 힘과 권위의 상징인 드래건 형상을 정교하게 세공한 까르띠에 매뉴팩처 메캐니컬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전설적인 동물인 드래건을 표현한 스켈레톤 형태를 더한 9617MC 칼리버를 장착해 독특한 오라를 뿜어낸다. 까르띠에가 가진 모든 시계 기술과 열정을 담은 모델이다.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컨셉 GMT 투르비용
브랜드의 시그너처인 로열 오크가 화이트 세라믹과 화이트 러버 소재를 장착하고 완전히 새로워졌다. 다이얼 정중앙에 모래시계를 연상케 하는 형상의 티타늄 소재 구조물과 화이트 세라믹, 러버 소재를 매치해 시선을 압도한다. 3시 방향에는 GMT를 표기하는 세컨드 창이 있고, 9시 방향에서는 0.45g에 불과한 투르비용 캐리지의 섬세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팔각형 다이얼 형태가 화이트 컬러를 입은 것만으로도 로열 오크 마니아들에게는 일대 혁신이다. 세라믹은 스틸보다 강도가 9배 이상 높고 다이아몬드를 제외한 거의 모든 다른 소재보다 강하기 때문에 스크래치가 날 위험이 낮다. 초경량 알루미늄과 강도 높은 티타늄, 하이테크 메탈까지 소재에 대한 오데마 피게의 다양한 시도와 오랜 노하우가 돋보이는 제품이기도 하다. 핸드와인딩 매뉴팩처 칼리버 2930을 장착했다.
바쉐론 콘스탄틴 매트르 캐비노티에 아스트로노미카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기술을 선보이기에 품격 있는 워치 브랜드의 대열에 이름을 올리는 바쉐론 콘스탄틴은 올해 천체 기능을 탑재한 천상의 예술 작품을 선보였다. 단 하나만 제작했을 정도로 정교한 기능을 담은 이 워치는 수동 기계식 칼리버 2755-B1 안에 15가지 까다로운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모두 담고 있다. 총 8백29개의 부품을 사용했지만 가독성이 뛰어나고 디자인이 심플하다. 미닛 리피터, 균시차 측정,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 윤년 표시, 월·일·요일, 파워 리저브, 일출과 일몰 시간, 시·분 표시 등 11개 이상의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시계 앞뒷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가독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기능을 담은 시계들은 복잡한 기능만큼이나 읽기 어려웠다는 것을 생각하면 진일보한 발전이다. 여기에 천체, 하지와 동지, 춘분과 추분, 항성시, 사계절, 십이궁도 등 천체와 관련된 컴플리케이션을 담고 있어 말 그대로 시계로 만든 작은 우주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워치다.
몽블랑 메타모포시스 II
2개의 얼굴을 지닌 특별한 워치. 마치 막이 열리면 무대가 나타나듯 하나의 다이얼이 열리면 그 밑에 또 다른 다이얼이 나타나는, 시선을 자극하는 디자인이 인상적인 워치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작동이 하나의 무브먼트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 크로노그래프와 클래식 워치의 기능을 모두 담은, 전통적인 명품 시계 제조 기술과 혁신적인 원리를 대담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결합했다. 총 7백46개의 부품을 사용했으며, 이 중 4백94개의 부품이 온전히 변신을 위한 것일 정도로 정교하다. 18개 한정 생산했다.
리차드 밀 RM56-02 사파이어 투르비용
실제로 홍콩 전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제품이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토너 형태에 완벽하게 투명한 사파이어 케이스 워치는 심지어 포토제닉하기까지 하다. 3년 전 출시된 RM56 사파이어 투르비용 스플릿 크로노그래프 이후로 이 이상의 완성도는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올해 워치스 앤드 원더스를 위해 제작한 모델로, 투명한 사파이어 부품과 케이블을 장착한 무브먼트를 통해 초정밀 시계의 세계에서 가벼운 무게와 투명성이라는 숙제를 모두 해결했다. 어려운 소재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리차드 밀은 사파이어 소재의 와인딩 배럴 브리지와 투르비용 브리지를 새롭게 디자인했고, 케이스 역시 견고한 사파이어를 가공해 완성했다. 케이스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40일, 무브먼트 공정과 마무리 작업에 4백 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진정한 하이테크 워치다. 10개 한정 생산한다.
반클리프 아펠 미드나잇 플라네타리움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브랜드 고유의 워치 테마인 시적인 워치,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이라는 콘셉트에 걸맞은 신비로운 워치가 탄생했다. 천상 궤도에서 영감을 얻어,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행성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 아름다운 워치가 정교한 셀프와인딩 메캐니컬 무브먼트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각 행성이 실제 태양을 중심으로 한 회전 일수와 똑같이 움직이는 경이로운 결과를 낳았다. 토성 디자인의 워치 다이얼이 한 바퀴 도는 데 실제와 같이 29년이 걸리며 목성은 12년, 화성은 6백87일, 지구는 3백65일, 금성은 2백24일, 수성은 88일이 소요된다. 각 행성은 모두 고귀한 원석으로 표현해 마치 눈앞에서 천체가 움직이는 것과 같은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대를 물려도 손색이 없는, 오직 반클리프 아펠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예술품이다.
보메 메르시에 프로메스 컬렉션
올해 다양한 브랜드에서 여성 워치를 집중적으로 선보였는데, 그중 가장 대중적이면서 섬세한 코드를 완성한 것이 바로 보메 메르시에의 프로메스 컬렉션이다. 1970년대 클래식한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워치로, 독특한 형태의 라운드 케이스와 타원형 베젤, 현대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여성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30mm와 34mm의 두 가지 케이스 사이즈로 출시되었는데, 유연한 브레이슬릿의 흐름 덕분에 착용감도 뛰어나다. 머더오브펄 다이얼, 레드 골드, 다이아몬드 등 다양한 소재를 더한 디자인도 만날 수 있고, 오토매틱 워치를 원하는 여성들을 위해 기계식 셀프와인딩 무브먼트로 구동되는 모델까지 갖췄다. 여성미를 극대화한 디자인이기에 더욱 대중적이고 오래도록 착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디자인이다.
IWC 포르토피노 미드사이즈
IWC가 대대적으로 선보인 포르토피노 미드사이즈(Portofino Midsize). 이탈리아 휴양지의 우아함과 스위스의 정교함을 담은 아름다운 워치다. 37mm 케이스의 모델 17가지 버전과 40mm 케이스 세 가지 버전까지 총 20가지 제품을 출시할 만큼 대규모의 론칭이다. 남성 컬렉션을 중점적으로 다루던 IWC에서 여성에게 어필하기 위한 컬렉션을 선보였다는 것도 이례적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사랑받는 포르토피노 컬렉션의 사이즈를 조율해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완성했다. 손목이 가는 남성 고객과 IWC를 원하는 여성을 타깃으로 잡았기에 가장 심플한 디자인부터 다이아몬드와 문페이즈를 장착한 모델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세계적인 포토그래퍼 피터 린드버그와 함께한 포르토피노 광고 이미지들도 아름답다.
랑에 운트 죄네 리차드 랑에 퍼페추얼 캘린더 테라루나
구조적이고 미학적인 시계의 다이얼과 백 케이스에서 완벽한 우아함을 느낄 수 있는 모델. 특허 받은 아름다운 궤도형 문페이즈, 브랜드 고유의 대형 날짜 창을 장착한 퍼페추얼 캘린더, 2개의 배럴로 구동되는 14일 지속 파워 리저브와 정확한 시간을 표시하는 콘스탄트 포스 이스케이프먼트까지, 조화와 대담성을 모두 표현했다. 여기에 시계를 세팅할 때 멈출 수 있도록 고안한 1815 투르비용은 시계 전문가들마저도 놀라게 한 기능이다. 압도적인 디자인과 상상을 초월하는 완성도, 여기에 담백하고 클래식한 터치가 가미되어 컬렉터들의 마음을 더욱 강렬하게 사로잡았다.
피아제 알티플라노 900P
워치메이커이자 주얼리 브랜드로 잘 알려진 피아제가 선보인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시계 알티플라노(Altiplano) 900P. 피아제는 지금까지 자체 제작으로 선보인 37개의 인하우스 무브먼트 중 무려 25개의 무브먼트를 울트라-신 모델로 선보였을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었다. 그중 14개의 무브먼트가 지난 몇 년간 울트라-신 부문에서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러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선보인 알티플라노 900P는 두께가 3.65mm에 불과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무브먼트와 케이스가 통합된 독특한 구조로 핸드와인딩 무브먼트와 케이스 부품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믿을 수 없을 만큼 얇은 시계를 완성했다. 케이스 백이 메인 플레이트 역할을 하는 대담한 구조가 울트라-신 워치를 완성한 결정적인 요소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부품이 있을 정도로 정교한 이 제품은 일부 휠의 두께가 0.12mm에 불과하다. 고정된 부품과 움직이는 부품의 간격이 1백분의 1mm 정도라니 과연 시계 예술이라 칭할 만하다.
로저 드뷔 오마주 미닛 리피터 투르비용 오토매틱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시계 장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로저 드뷔에게 헌정하는 오마주 컬렉션을 대표하는 모델로,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45mm 핑크 골드 케이스의 뒷면에는 로저 드뷔의 서명이 각인되어 있고, 브랜드 특유의 화려하고 압도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제네바 인증을 획득한 완성도 높은 무브먼트를 장착한 모델로, 20개 한정 생산한다.
예거 르쿨트르 랑데부 아이비 미닛 리피터
‘시간의 멜로디를 울리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완성한 아름다운 디자인의 랑데부 아이비 미닛 리피터.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랑데부 컬렉션을 보다 정교한 장인 정신으로 완성한 제품이다. 고급 시계 기술 중에서도 난이도가 가장 높은 미닛 리피터(시간을 알려주는 알람 기능)를 담은 여성 워치는 흔치 않기에 이번 컬렉션을 통해 예거 르쿨트르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는 칼리버 942A 무브먼트를 39mm 소형 케이스를 위해 특별히 디자인했고, 43시간 파워 리저브 기능까지 갖췄다.
파네라이 루미노르 블랙 씰 & 루미노르 데이라이트
올해 파네라이의 마니아, 파네리스트들을 열광케 한 스페셜 에디션 세트. 1996년 파네라이 마니아인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의 주문에 따라 제작한, 파네라이의 초기 정신을 가장 잘 담은 2개의 시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워치다. 5백 개 한정 생산하는 이 세트는 이탈리아 왕실 해군 특공대에서 사용했던 희귀한 군대 장비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을 뿐 아니라 파네라이 시계와 기구에 대한 설명서까지 담겨 있다. 1996년 제작된 시계의 디자인을 충실하게 담았지만 무브먼트는 수동 P.5000 칼리버를 장착해 빈티지함과 정교한 완성도를 모두 느낄 수 있다. 스트랩까지 클래식한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 마니아들의 소유욕을 더욱 불러일으킨다.

Watches & Wonders 2014”에 대한 1개의 생각

  1. 요즘 세대는 스마트폰 시계 때문에 시계를 잘 차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가끔은 시계 초침이 재깍거리는 소리, 마치 심장 뛰듯이 똑딱대는 오토매틱 시계의 무브먼트 소리가 주는 설렘이 그리워 지곤 합니다. 손목 위의 예술품, 하이엔드 워치를 실제로 찰 수 있는 날이 제게도 오련지 모르겠지만, 지면으 로 다채로운 컬렉션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두근거리는 군요. 실제로 제품을 접하신 기자님의 초이스는 어떤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2. 남자패션의 완성은 구두,시계,만년필이라고 하던데 바쉐론 콘스탄틴,파텍필립이란 브랜드밖에 모르는 여자인 저는 리차드밀이 사파이어 투르비옹이 시계에 대해 문외한이 제가 보기에 정말 멋있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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