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환대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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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 2026

글 고성연(방콕 현지 취재)

137 필라스 스위트 & 레지던스 방콕
태국의 수도 방콕을 여행한 적이 있다면 들어봤을 법한 수쿰윗(Sukhumvit). 이곳은 도심에서 동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주요 도로이자, 대로변에서 뻗어나간 수많은 골목(소이, soi)을 포괄하는 방콕 최대의 핵심 상업·관광 지구다. 주요 거점인 아속부터 프롬퐁, 통로 등으로 이어지는 이 지역은 트렌디한 레스토랑, 고급 마사지 숍, 화려한 루프톱 바가 밀집한 방콕의 심장부다. 바로 이 지구에 자리한 럭셔리 부티크 호텔인 ‘137 필라스 스위트 & 레지던스 방콕(137 Pillars Suites & Residences Bangkok)’은 대로변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난 주거·상업 골목인 ‘수쿰윗 소이 39’ 안쪽에 위치해, 주변의 유명 쇼핑몰과 맛집이 즐비한 상권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도심의 소음이 기분 좋게 잦아든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안락한 휴식을 선호하는 여행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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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3천만 명 안팎의 방문객이 찾는 방콕은 전 세계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호텔의 전장 같은 도시다. 온갖 레이어의 호텔이 넘쳐나는 이곳에서, 집을 떠나온 여행자에게 선보이는 공간과 서비스를 둘러싼 차별화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봄 서울에서 열린 137 필라스 호텔 & 리조트의 젊은 여성 경영인 니다 웡판러트(Nida Wongphanlert) 총지배인의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듣고 이 브랜드에 호기심이 생겼던 것도 바로 그 차별화된 결 때문이었다.

그녀가 보여준 자신감의 원천은 브랜드의 뿌리에 있었다. ‘137 필라스’라는 독특한 이름은 1889년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영국의 보르네오 무역회사 본부로 사용되던 역사적인 티크나무 고택에서 유래했다. 당시 건물을 지탱하던 정확히 1백37개의 기둥(pillars)에서 이름을 따온 고택은 2011년 리조트인 ‘137 필라스 하우스 치앙마이’로 재탄생했다. 치앙마이의 유서 깊은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브랜드는 2017년 방콕에 세련된 방식의 컨템퍼러리 럭셔리를 전파했다. 이곳은 태국의 역사적인 도시 이름을 딴 수코타이, 아유타야, 톤부리, 라타나코신이라는 스위트 객실과 더불어 주방과 세탁 시설을 갖추어, 장기 투숙객들이 집처럼 삼을 수 있는 레지던스 객실이 한 건물에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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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하고 꼼꼼한 배려, 감동의 빈도 높이기
공항에서 호텔로 향하는 전용 픽업 차량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디테일이 시작된다. 정성스럽게 포장한 핸드 타월과 시원한 물, 그리고 함께 놓인 망고스틴 젤리(구미 바이트)는 이동에 지친 여행자의 긴장을 부드럽게 녹인다. 이러한 섬세한 서비스의 스펙트럼은 스위트 객실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예컨대 95㎡(약 29평) 규모의 아유타야 스위트의 경우, 거실과 침실이 분리된 안락한 구조로 탁 트인 공간감을 선사하는데 여기에 투숙객의 동선을 읽어낸 깨알 같은 디테일이 숨어 있다. 휴대폰을 분신처럼 아끼는 현대인의 속성을 고려해 객실 내 개인 금고 안에도 충전 단자를 마련해놓았는가 하면, 욕실 화장대 서랍 안에는 헤어드라이어를 바로 꽂아 쓸 수 있는 전용 파워 아웃렛을 내장해두었다. 침실 한쪽에 다음 날 입을 옷을 정갈하게 걸어둘 수 있는 클래식한 밸릿 스탠드(valet stand)를 놓아둔 것도 눈에 띈다.

하이라이트는 탁 트인 방콕의 스카이라인이 내려다보이는 넓은 발코니다. 이곳에는 137 필라스를 상징하는 시그너처 로킹 체어(흔들의자)와 커다란 데이베드를 놓아 언제든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나만의 휴식처가 된다. 빌트인 TV와 정교한 무드 라이팅을 장착한 대리석 욕조에서 히말라야 핑크 솔트를 넣고 즐기는 반신욕 역시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하던 타지의 공간을 순식간에 포근한 집으로 바꿔놓는다.

어떤 순간에 찾아오는 엄청난 행복보다, 일상에서 이처럼 작고 정겨운 보살핌을 맞닥뜨릴 때 우리는 더 큰 만족을 느끼게 된다. 흔히 인간의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 여행자의 동선을 따라 빈번히 감동의 빈도를 높여가는 137 필라스 방콕이 투숙객을 환대하는 방식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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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를 뛰어넘는 ‘올데이 조식’의 미학
방콕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니미트르(Nimitr), 스피크 이지 스타일의 잭 베인스(Jack Bain’s) 바 등 다채로운 다이닝 공간도 인기가 많지만, 이 호텔 스위트 투숙객들에게 가장 환영받는 ‘혜택’은 단연 시차를 뛰어넘는 조식 서비스일 것이다. 137 필라스를 경험한 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특장점인데, 말만 조식이지 하루 한 차례의 식사를 오전 7시부터 이른 저녁인 오후 5시 사이에 투숙객이 원할 때라면 언제든 즐길 수 있다. 늦잠을 즐기거나, 세계 각지에서 오느라 생체리듬과 시간대가 제각각인 여행자들의 일상을 존중하고 배려한 것이다. 시간만 넉넉한 게 아니라 메뉴의 스펙트럼과 운영 방식도 정교하다. 전용 라운지(Baan Borneo Club)에서 제공하는 아침에는 신선한 아사이 볼, 각양각색의 달걀 요리와 간단한 뷔페를 즐길 수 있다. 오전 11시 이후부터는 메뉴판에 있는 하이엔드 단품 요리를 2시간 동안 아무런 제한 없이 마음껏 주문할 수 있는 파격적인 올데이 미식 시스템을 운영한다. 신선한 굴과 스파클링 와인의 페어링부터 똠얌 등 정통 태국 요리는 물론이고 일본식 장어덮밥과 매콤한 김치볶음밥까지 준수한 퀄리티로 차려 내온다. 미식의 도시 방콕다운 구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24시간 ‘스카이 풀’과 프라이빗 서비스
스위트 투숙객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24시간 프라이빗 버틀러 서비스는 물론, 최상층 루프톱 인피니티 풀을 24시간 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늦은 밤, 루프톱 풀에서 방콕의 3백60도 야경을 보며 수영하는 경험은 색다른 해방감을 선사한다. 인근 쇼핑몰인 엠쿼티어(EmQuartier)와 BTS 프롬퐁역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무료 셔틀 서비스도 편리하다. 클래식 런던 택시를 개조한 ‘루이(Louie the London Cab)’를 타고 움직이는 셔틀 서비스는 여행자의 쇼핑에도 살짝 실용적인 낭만을 덧댄다. 체크아웃을 마친 후 밤 비행기를 타야 하는 고객들을 위해 27층 게스트 서비스 센터에 샤워를 하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해둔 디테일도 돋보인다.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정겨운 보살핌을 받는 듯한 느낌, 이것이 바로 137 필라스가 제안하는 럭셔리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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