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대한 독특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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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4, 2023

에디터 장라윤

팬데믹에도 작년 한 해 럭셔리 워치 시장은 큰 성장을 이뤘다. 가치 있는 것을 알아보는 고객이 늘었고, 그에 발맞춰 워치 메종은 더 진보된 기술, 훌륭한 장인 정신, 스토리를 더한 섬세한 아트 피스로 보답했다. 에르메스 워치도 마찬가지로 3년 남짓한 기간 동안 모든 것이 도전이었지만 훌륭하게 적응해 디지털과 물리적인 공간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일관적인 메시지, 빠르고 민첩하지만 타협하지 않는 전략으로 감동을 안겨준 에르메스 워치. 2015년부터 에르메스 워치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CEO 로랑 도르데(Laurent Dordet)에게 이에 관련한 몇 가지 질문을 했다.



Stylechosun(이하 SC) 훌륭하고 특별한 워치 메종은 많다. 그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에르메스 시계는 시간에 대한 다른 해석을 선보인다. 기발한 터치로 가득한 시간, 스타일 그 이상의 시간, 다정하고 지속되며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 이야기가 있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이 바로 그것. 시간에 지배되거나 시간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기고, 시간과의 특별한 관계를 상상하는 것이다. 기존의 시계업계와는 다른 이런 독특한 해석은 아쏘 레흐 드라룬(Arceau L’heure de la Lune), 슬림 데르메스 레흐 앙파시앙뜨(Slim d’Herme`s L’heure Impatiente), 드레사지 레흐 마스케(Dressage L’heure Masque), 아쏘 르 땅 서스팡뒤(Arceau le Temps Suspendu) 등과 같이 뛰어난 기능을 갖춘 모델들을 통해 구현되었다. 올해는 아쏘 르 땅 보야쥬(Arceau le Temps Voyageur)를 통해 우리의 이런 창의적인 정체성을 다시 한번 구현해냈다. 이 시계는 매우 유용한 컴플리케이션인 동시에, 우리를 에르메스가 선보이는 상상 속 시계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또 메종이 선보이는 특별한 언어와 스타일로 창조된 새로운 대륙들 사이로 여행하게 해준다.
SC 에르메스 워치는 다른 워치 메종들과 달리 패션, 뷰티 리빙 등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메종의 일부다. 이건 강점일까, 약점일까? 
확실한 강점이다. 에르메스에는 현재 이전보다 더 창의적인 16개의 메티에(카테고리)가 있으며, 각 메티에를 이루는 풍부한 색상, 패턴, 장인 정신을 지니고 있다. 시계 메티에를 보자면, 물론 시계만의 독창적인 부분을 개발하기도 하지만, 다른 메티에에서 영감을 받아 시계를 개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실크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메티에 다르(me´tiers d’art) 다이얼의 특별한 시계를 만든다. 매년 새로운 디자인과 기존 모티브의 새로운 색상을 출시하며, 이는 우리가 뛰어난 시계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 훌륭한 영감의 원천이다. 영감은 꽃, 야생동물, 승마, 기하학적인 패턴, 그리고 현대적인 것 등 다양하다. 우리는 또 생루이 크리스탈(Les Cristalleries de St-Louis)과도 긴밀하게 협력해 다른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밀레피오리 크리스털 다이얼을 독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타임피스는 중 일부는 남성 RTW 컬렉션과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에 선보인 에르메스 H08(Herme`s H08)은 남성 RTW 아이덴티티의 일부를 담아 남성 유니버스에 뿌리를 둔 시계를 만들고자 했다.
SC 개인적으로 시계는 작은 공간에 담는 예술과 기술, 그리고 그 한계를 깨는 도전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에르메스 워치에 ‘한계를 깨는 도전’은 무엇인가?
에르메스에 있어 기술은 창조이며 도전이다. 매년 우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필립 델로탈(Philippe Delhotal)이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새로운 구체적인 아이디어, 디자인, 감정을 보여주고, 개발 부서에서는 그의 아이디어를 기능적인 시계로 바꿀 가장 좋은 방법을 연구한다. 그 예로, 아쏘 컬렉션의 신제품인 ‘르 땅 보야쥬’는 에르메스의 유니크하고 독특한 컴플리케이션을 보여준다. 에르메스는 고객이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것을 함께 만들고 공유하고자 하는 시간에 대한 독특한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 익셉셔널 피스의 작은 다이얼은 우리 장인들에게도 분명히 큰 도전이다. 장인들은 종종 90 X 90cm 사이즈의 실크 스카프를 매우 작은 시계의 일부분에 재현하는 꼼꼼하고도 정확한 작업을 한다. 2018년 GPHG 아티스틱 크래프츠 부문에서 수상한 ‘아쏘 로브 뒤 수아’에 사용한 기법인 레더 모자이크 기법이 특히 더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 특별한 다이얼은 약 2천5백 개의 매우 작은 사각형 가죽으로 말 머리 모티브와 배경을 구현했다. 에르메스 메종에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고유의 가치와 기원에 충실함과 동시에 혁신적이고 새로운 장인 정신을 개발해 계속해서 고객을 놀라게 하는 것이다.
SC 아직 에르메스 워치가 달성하지 못한, 꼭 이뤄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워치메이킹은 수세기 동안 존재해온 순수 플레이어가 많은 매우 경쟁적 산업이다. 워치메이커로서 우리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브랜드로 볼 수 있지만, 우리 팀과 나는 에르메스에서 최고의 품질, 재료, 장인 정신으로 다른 어떤 브랜드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시계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질적 성장은 물론 워치메이킹업계에서 정통성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
SC 팬데믹이 지나가는 듯 싶었는데 이제는 또 다른 환율, 정치·사회적 이슈가 불거졌다. 이것이 마켓에, 특히 에르메스 워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나? 
우리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그때그때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 에르메스는 뿌리에 충실하고자 노력한다. 창조의 자유, 아름다운 소재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시간의 시험에 견디는 유용하고 우아한 오브제의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탁월한 노하우의 전달은 에르메스만의 독특함을 만들어냈다.
SC 에르메스 워치에서 아시아 시장은 어느 정도 포션을 차지하고 있나? 그중 한국은? 
지난 몇 년간 에르메스가 아시아와 한국 시계 산업에서 성공을 거 두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지난 9월 에르메스 공식 보고서에서 발표된 바와 같이, 에르메스 그룹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서 2022년 3분기에만 +34%를 성장하는 실적에 힘입어 3분기 말까지 전체 +21%의 성장률 강세를 이어갔다. 앞으로도 한국과 아시아 전반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0


SC 에르메스 시계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몇 년에 출시된 어느 모델(또는 어느 컬렉션)인가? 
가장 좋아하는 에르메스 시계는 에르메스 H08이다. 굉장히 가벼워서 매일 착용하기 좋다. 이 시계를 만들 때, 우리는 기술적인 소재와 모양을 결합한 스포티한 시계를 원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시계 형태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실루엣과 형태를 고민하다 색다른 점을 발견했다. 필립 델로탈과 남성 유니버스 아티스트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Ve´ronique Nichanian)의 자유로운 크리에이티브 작업은 이 워치를 에르메스의 남성 유니버스와 연결했다. 우아함과 가벼움, 혁신적인 소재의 결합, 이것이 내가 이 시계를 좋아하는 이유다.
SC 시계를 구매할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까? 그리고 ‘좋은 시계’란 무엇일까? 
굉장히 개인적인 질문이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장인 정신이다. 또 그것이 전하고자 하는 스토리,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시계란 실용적이며 기능적인 동시에 전문적인 지식이 담겨 있는 시계라고 생각한다.
SC 에르메스 워치의 정체성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Singular!




로랑 도르데가 뽑은 주목할 워치 Best 4

Arceau Hermès Story

인하우스 장인의 숙련된 기술을 담은 나무 상감세공(우드 마키트리)과 미니어처 페인팅, 그리고 조각 기법을 통해 독특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완성한 ‘아쏘 에르메스 스토리’.

Arceau le Temps Voyageur

지름 41mm 플래티넘 케이스와 매트 블랙 티타늄 베젤이 손목에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벼우며, 비대칭 러그가 특징인 ‘르 땅 보야쥬’.

Hermès H08

원형 다이얼과 독창적인 타이포그래피, 부드러운 라인의 케이스와 기하학적 요소들의 대담한 매칭 등 세심한 디테일과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에르메스 H80.’
Heure H Titanium

정사각형 티타늄 케이스의 부분별로 마감 기법을 달리해 대비와 빛의 조화, 그리고 딥 블랙 컬러와 그레이 톤의 균형 잡힌 매칭을 강조한 ‘에이치 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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