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years of the Touar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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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 2023

투아렉은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SUV다.
지난 20년간 3세대를 거치며 발전한 이 대형 SUV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는 자동차 회사의 모든 기술력이 총망라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진보와 혁신으로 가득 찬 투아렉의 세대별 변화를 살폈다.

폭스바겐 최초의 SUV, 투아렉
2002년 첫선을 보인 1세대 투아렉은 기획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특급 프로젝트였다. 폭스바겐 그룹의 전임 회장인 故 페르디난트 피에히 박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하며 그의 꿈과 열정을 고스란히 담았기 때문이다. 이빨 빠진 그릇처럼 SUV만 쏙 빠진 라인업이 내내 걸렸던 피에히 회장은 세단처럼 안락하면서 오프로드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럭셔리 SUV를 원했다. 단순히 최고급 SUV가 아닌, 폭스바겐의 기술력과 브랜드를 상징할 수 있는 최고의 차를 바랐던 것. 피에히 전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탄생한 1세대 투아렉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차에 들어간 모든 것이 오버 엔지니어링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첨단 기술로 무장한 투아렉은 58cm에 달하는 도강 능력과 최고 45도에 달하는 등판각으로 내로라하는 경쟁 차를 압도했다. 전자기계식 롤 스태빌라이제이션과 여섯 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연속 댐핑 제어 에어 서스펜션이 일등 공신이었다. 투아렉 라인업 안에서도 백미는 투아렉 V10 TDI였다. 당시 폭스바겐 그룹이 갖고 있던 가장 강력한 디젤엔진인 V10 터보 디젤엔진으로 최고출력 313마력을 뿜었고 최대토크는 무려 750Nm였다. 그 결과 2.5톤에 달하는 투아렉은 7.8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달려 나갔다. 강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자그마치 155톤에 달하는 거대한 보잉 747기를 아무런 추가 장비 도움 없이 줄 하나로 연결한 채 바퀴 한 번 헛돌지 않고 150m나 이동시켰던 1세대 투아렉의 모습은 여전히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다. 폭스바겐 자동차 이름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바람에서 따오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멕시코만에서 부는 강한 바람을 일컫는 걸프 스트림(Gulf Stream)에서 착안한 골프, 북극의 바람(Polar Wind)에서 따온 폴로, 초고속 제트 기류(Jet Stream)의 제타 그리고 온화하고 고요한 무역풍(Trade Wind)의 파사트까지. 하지만 투아렉은 예외다. 투아렉이란 이름은 오프로드에서 강인한 성능이 잘 드러나도록 사하라 사막의 거친 환경에서 꿋꿋이 살고 있는 유목민, 베르베르 투아렉 족에서 따왔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1세대 투아렉은 총 45만 대가 생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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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를 위한 경량화
야심작인 투아렉이 큰 인기를 끌자 폭스바겐은 신형 모델 개발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그런 까닭에 2세대 투아렉은 2011년에 이르러서야 빛을 볼 수 있었다. 물론 폭스바겐 그룹 산하의 형제 브랜드와 공동 개발하느라 시간이 더 걸린 것도 사실이다. 신형 투아렉의 핵심은 경량화로 무려 395kg이나 가벼워졌다. 문짝을 하나 빼 먹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엄청난 체중 감량이다. 놀라운 것은 중량은 줄었지만 덩치는 전보다 더 커졌다는 점이다. 휠베이스도 44mm 늘어나 2열 탑승자의 거주성이 크게 좋아졌다. 그러면서도 비틀림 강성은 전보다 5% 더 강해졌다. 신형 모델은 기술적인 진보뿐만 아니라 디자인으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차체에 흐르는 선과 면의 만듦새가 대중 브랜드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나 느낄 수 있는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과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 우아한 실루엣을 갖춘 디자인은 단지 고급스럽기만 한 게 아니라 공기저항을 덜 받도록 전면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매끈하게 다듬어졌다. 경량화와 공력 성능 향상에 힘입어 2세대 투아렉의 운동 성능은 발군이었다. 국내 시장에는 V6 TDI 모델과 V8 TDI 두 가지 엔진으로 출시했는데 모두 소비자에게 큰 만족을 줬다. 특히 기존의 V10 TDI를 대체하는 V8 TDI 모델은 배기량이 4,134cc로 줄었지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모두 크게 향상했다. 출력은 313마력에서 340마력으로, 토크는 76.5kgf·m에서 81.6kgf·m로 올라갔으니 말 그대로 당시 디젤엔진으로는 최고의 성능이었다. 압권은 가속력이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불과 5.8초(V10 TDI는 7.4초)로 골프 GTI보다도 빠른 수치다. 게다가 연비까지훌륭해 아직까지도 아껴 타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2세대 투아렉에서 또 한 가지 기억할 부분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폭스바겐이 시장에 내놓은 양산 자동차 중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집어넣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투아렉 3.0 V6 TSI 하이브리는 333마력을 내는 V6 슈퍼차저 엔진에 46마력을 내는 전기모터를 더한 방식이었다. 제동할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합산 최고출력은 380마력, 최대 토크는 59.1kgf·m였다. 이를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5초 만에 가속, 최고속도는 240km/h였다. 100km 주행에 필요한 고급 휘발유는 8.2L였다. 2010년에서 2018년까지 생산이 이뤄진 2세대 투아렉은 47만 9,000여 대가 소비자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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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눈
2018년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최초로 공개한 3세대 투아렉은 새로운 폭스바겐 그룹의 청사진이나 다름없었다. 앞으로 선보일 신차들에 적용할 편의장비와 신기술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먼저 외부에서 봤을 때 눈길을 끄는 것은 헤드램프와 하나로 쭉 이어진 듯 보이는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3세대로 넘어오며 투아렉은 전장과 전폭이 소폭 늘어났다. 그 중 너비는 45mm 넓어졌는데 주간 주행등의 그래픽을 마치 라디에이터 그릴과 끊김 없이 쭉 이어진 것처럼 보이도록 한 까닭에 체감상 더 크게 다가온다. 새로운 헤드램프는 단지 차가 넓어 보이게 하는 데에 그치는게 아니라 운전자의 야간 시야를 막힘 없이 뻥 뚫리게 하는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3세대 투아렉에는 128개 LED가 빼곡하게 박힌 IQ.라이트를 비롯해 당시 가장 진보한 디지털 조명 기술인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가 폭스바겐 차 최초로 들어갔다. IQ.라이트는 국내 출시 모델 중 투아렉을 비롯하여 파사트 GT, 아테온, 티구안, 골프를 거쳐 첫 전기차인 ID.4에까지 적용됐다. 인테리어는 흰소리 조금 보태면 버튼이 두 개밖에 없다. 시동 버튼과 비상등 버튼 빼고는 전부 1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능을 조작한다. 더욱이 양산차 최대 크기인 1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12.3인치 디지털 콕핏과 한 판인 듯 연결돼 있어 시각적인 효과가 극대화된다. 폭스바겐은 이 두 가지 디스플레이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더해 이노비전 콕핏이란 개념을 처음 선보였다. 3세대 투아렉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디지털 세대를 겨냥해 차를 만들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소비자의 행동을 분석해 투아렉이 마치 스마트폰처럼 개인화는 물론이고 언제나 연결돼 있는 느낌을 주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노비전 콕핏이다. 운전자는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의 레이아웃은 물론 표시하는 정보의 종류, 표시 영역까지 설정할 수 있다.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이 거대한 디스플레이도 단순히 커보이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운전 경험을 최대화하는 데에 진정한 목적이 있다. 3세대 투아렉은 2018년 데뷔 이래 지금까지 16만 8,000대가 넘게 팔렸다. 그리고 3세대를 거치며 전 세계 소비자를 찾아간 투아렉은 자그마치 100만 대가넘는다. 말 그대로 폭스바겐의 대들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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