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F/W menswear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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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 2020

에디터 이주이

고급스러운 소재와 세련된 컬러로 무장한 수트 스타일이 남성 트렌드의 핵심. 한동안 지속되던 애슬레저 룩의 강세는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쿨하고 시크한 애티튜드의 여운은 여전히 짙게 남은 듯하다. 간단히 요약한다면? 고전적인 이탤리언 테일러링과 자유분방한 유스(youth) 컬처의 앙상블.


trend 1_MAXI TAILORING

(왼쪽부터) Salvatore Ferragamo, Loro Piana, Ermenegildo Zegna

영하로 곤두박질치는 혹한의 기온 속에서도 품위를 유지할 수 있어 매력적인 F/W 필수 아이템, 코트는 트렌치코트와 테일러드 코트를 중심으로 크게 양분화된다. 완벽하게 짜인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디자이너마다 제각각 특유의 실루엣과 디테일을 조합해 고루하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인데, 유연한 볼륨감으로 부각한 남성성이 공통분모다. 패드를 넣어 강조한 어깨 라인과 드라마틱한 소매, 과장된 오버사이즈 핏과 발목에 이르는 길이. JW 앤더슨과 라프 시몬스가 선보인 쿠튀르적인 트라페즈 실루엣이 대표적인 예다.

trend 2_SLIM SILHOUETTE

(왼쪽부터 시계방향) prada, Givenchy, bottega veneta,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2000년대 초반 남성복 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에디 슬리먼의 디올 옴므 수트. 이를 입기 위해 40kg 가까이 체중을 감량했다는 고 칼 라거펠트를 기억하는가? 마치 20년 전 에디 슬리먼과 라프 시몬스가 누가 더 슬림한 수트를 선보이는지 전투 같은 경쟁을 벌이던 때처럼 프라다와 보테가 베네타, 구찌, 지방시, 텔파 등 다수 디자이너 컬렉션에서 ‘숏 & 슬림’ 실루엣이 연이어 등장했다. 신사복에서 볼 수 있는 노치트 라펠 같은 전통적인 깃 모양 칼라를 장착한 베스트에 슬릭하고 센슈얼한 터치를 더해 요즘 감성으로 재해석한 지방시, 몸에 ‘착붙’한 듯 타이트한 니트 베스트를 제안한 프라다 등 클래식한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간결한 스타일이 주목받았다.

trend 3_IN ONE COLO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boss,PAUL SMITH, BALMAIN, Bottega Veneta

흑과 백으로 통용되던 모노크롬의 강세가 줄어들고, 형형색색 다양한 색이 이번 시즌 컬러 팔레트를 풍요롭게 채웠다. 단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모든 컬러가 트렌드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크레용 컬러를 중심으로 발망의 어스 컬러, 보스의 부드러운 파스텔 톤과 루이 비통의 네온 색상이 눈에 띈다. 컬러 블로킹 없이 한 가지 색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명 ‘깔 맞춤’하는 것이 포인트! 컬러를 강조하는 대신 장식성을 줄여 시각적인 밸런스를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trend 4_BAGS for MEN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Valentino Garabani, JIL SANDER, gucci
주머니가 여러 개 달린 빅 백이나 범 백처럼 기능성을 강조한 유틸리티 피스가 중심이 되던 지난 시즌과 달리, 네모반듯하고 각진 스트럭처 백이 강세다. 또 젠더리스 코드로 무장한 구찌 쇼에서 확인할수 있듯 여성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지던 ‘핸드백’에 대한 시선의 재확립이 필요한 때이기도. 미디 길이의 핸드백으로 다양한 스타일링을 선보인 질 샌더와 남녀공용 미니 사이즈 크로스 보디 백을 소개한 자크 뮈스가 남성 백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trend 5_LIVELY SWEATE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NEIL BARRETT, Berluti, HermÈs, 7 MONcLER fragmenment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한 룩을 표하는 에포틀리스 시크(effortless chic) 스타일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친숙한 기본 스웨터는 일상성을 해치지 않는 범주 안에서 모티브를 새겨 넣어 활력을 더했다. 캐시미어와 코튼 등 착용감 좋은 소재에 그래픽적 모티브를 가미해 포인트를 배가하는 식. 컬러 역시 베이식한 컬러군 안에서 자연스럽고 세련된 톤의 변화를 유도했다. 에르메스와 닐 바렛처럼. .

trend 6_WHOLE PATTERN
(왼쪽부터) Paul Smith, ALEXANDER McQUEEN, SACAI
아트의 영향력은 패션계에도 계속 발휘될 예정. 손쉬운 반복 기법에서 아날로그적 핸드 드로잉과 추상적 기법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효과가 공존한다. 프라다 쇼에서는 기하학 패턴이, 루이 비통에서는 초현실적인 구름 문양의 향연이 이어졌다. 그동안 포인트로만 활용되던 패턴이 룩 전면에 나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적용되었으며, 패턴을 대담하게 적용한 올 오버 룩은 덜어낸 디테일과 간결한 실루엣으로 강약을 조절했다.

trend 7_ 1970s FEVE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GIVENCHY, Tod’s, TOM FORD, Gucci

몇 시즌째 런웨이를 장악해온 ‘뉴 레트로’ 트렌드는 1970년대 초에 유행했던 화려한 장식과 톤온톤 컬러 플레이같이 특색 있는 스타일로 제안된다. 반쯤 풀어헤친 셔츠와 슬릭한 벨보텀 팬츠, 플로럴과 기하학적 프린트가 호탕하고 자유분방한 애티튜드를 강조하며 마치 글램 룩을 대표하는 두 패션 아이콘, 믹 재거와 데이비드 보위를 연상시킨다. 점잖은 분위기를 요하는 ‘이탤리언 테일러링’ 트렌드와 극명하게 대비되지만 거부하기 힘든 치명적인 매력의 남성상으로 런웨이에 색다른 활력을 불어넣었다.

trend 8_EXTREME SHEARING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Dsquared2, Berluti, Dior men, FENDI, Rick Owens
퍼 소재는 단연 F/W 시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 특히 가죽과 모피의 명가 펜디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재킷부터 코트까지 다채로운 비율로 소개한 퍼 아이템은 혹한의 겨울을 멋스럽게 나기에 안성맞춤이다. 가죽 재킷 소매와 어깨에 과감하게 시어링 소재를 덧댄 릭 오웬스, 클래식 시크 버전의 무톤 재킷을 선보인 벨루티 컬렉션에서 엿볼 수 있듯 디자이너들은 멋과 실용성 어느 한 가지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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