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지상(紙上) 전시_Mindscape in our Landscape_03_권아람(Ahram Kwon)_미디어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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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6, 2022

Exhibition Concept 고성연 글·기획 김연우(독립 큐레이터)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마스크 없이 유유자적 산책을 즐기는 소소한 일상을 되찾은 요즘이다.
주변을 정처 없이 거닐다 보면 익숙했던 풍경이 달라 보이기도 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어떤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독일 철학자 발터 베냐민(Walter Benjamin)은 19세기 프랑스 시인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의 표현을 빌려 거리를 배회하며 관찰과 사유를 통해 도시를 경험하는 ‘산책자(fla^neur)’의 개념을 정립했다. 산업혁명 이후 급변한 사회에 새로이 등장한 산책자는 정신없이 돌아가는 근대적 삶에서 느린 속도와 여유를 가지고 삶의 풍경 속에 감춰진 것을 발견하고자 했다. 자신을 주체적인 관찰자로 설정한 이들은 산책을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텍스트를 읽어내고 고찰한 학자이자 예술가였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며 감각했던 산책자처럼, <스타일 조선일보>의 ‘지상(紙上) 갤러리’에서 소개하는 다음 4명의 아티스트는 각자의 방식으로 관찰한 동시대 일상 풍경의 단면을 펼쳐 보인다.




권 아 람 Ahram Kwon

미디어의 경계에서

1

아침이면 스마트폰 알람 소리에 눈을 떠 가장 먼저 밤사이 와 있는 메시지를 확인한다. 침대에서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SNS의 시시콜콜한 소식을 살펴보며 잠시 나른한 시간을 보내다가, TV와 인터넷의 각종 뉴스를 접하며 회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회사에 도착해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하면 본격적인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우리가 디지털 미디어로 둘러싸인 삶을 살아간다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다. 인류를 가상현실로 이끈 4차 산업혁명,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발달은 또 다른 나 자신인 ‘부캐’가 살아가는 삶을 선사했고, 팬데믹을 거치며 달라진 삶의 풍경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가속시켰다. 우리가 스크린이라는 매체를 통하지 않은 채 세상에 접속해 있는 시간은 하루에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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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미디어를 ‘세상을 비추는 창’이라 부른다. 백과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미디어란 ‘매개’를 뜻하는 어원에서 유래된 단어로 어떠한 작용이나 정보를 주고받는 수단을 의미하는데, 그런 면에서 미술사의 시작을 장식하는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를 최초의 미디어로 들기도 한다. 오랜 세월을 거쳐 인쇄물 중심의 미디어에서 점차 스크린 중심으로 변화해온 것뿐, 미디어는 인류의 등장부터 지금까지 함께해왔다.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캐나다의 학자 마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은 그의 저서 <미디어의 이해 – 인간의 확장>에서 모든 미디어가 인간의 감각을 확장시킨다고 했다. 미디어를 통해 개인에게 전달되는 정보나 이미지는 수용자에게 인식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심리적 감정을 일으키거나, 나아가 행동으로 이어질 만한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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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되는 거울의 표면에 비친 관람자의 모습 위로 깜박이며 변화하는 색면 스크린 파편을 거니는 경험을 선사하는 ‘월스’는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러한 방식을 은유적으로 반영한다. 그러나 컴퓨터의 오류 화면을 상징하는 ‘죽음의 블루 스크린’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화면은 과연 현세대의 미디어가 메시지의 전달이라는 본래 기능에 충실하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오작동으로 멈춘 스크린이 ‘전달’이라는 고유한 능력을 잃고 그 자체로만 존재하는 순간,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미디어 속 세상이 과연 우리의 현실이 맞는지 질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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