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The 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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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3, 2015

에디터 배미진(뉴욕 현지 취재)

티파니 블루는 이제 상징이 되었다. 1년에 단 한 번 소개하는, 티파니의 모든 세공 기술과 가치를 담은 블루북 컬렉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티파니의 역사 그 자체다. 지난 4월 뉴욕에서 첫선을 보인 티파니의 새로운 디자인 디렉터 프란체스카 앰피티어트로프가 완성한 티파니 블루북 컬렉션의 아름다운 데뷔 무대를 <스타일 조선일보>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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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의 새로운 얼굴, 프란체스카 앰피티어트로프
티파니 T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주얼리업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티파니 디자인 디렉터 프란체스카 앰피티어트로프(Francesca Amfitheatrof). 우선 이 매력적인 디자이너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 오드리 헵번 혹은 셀린느의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를 연상케 하는 모던한 외모, 망설임 없이 대범한 대답, 액세서리부터 향수, 인테리어까지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독특한 이력까지, 티파니에서 2013년 새롭게 발탁한 최초의 여성 디자인 디렉터는 미국적인 성공의 비전을 멋지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대범한 캐릭터라 해도 블루북 컬렉션을 디자인하면서 긴장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1년에 단 한 번, 티파니의 모든 기술과 가치를 담은 블루북 컬렉션을 선보이는 순간은 브랜드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결정적이고 중요한 순간이다. 프란체스카는 올해의 주제를 ‘바다의 예술(The Art of the Sea)’로 정하고 에너지와 색채, 바다의 움직임을 주얼리에 고스란히 담았다. 흔히 주얼리 디자인이라고 하면 멋지고 아름다운 완성품만 떠올리겠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티파니에서는 브랜드의 스토리를 담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와 독보적인 세공법을 반영해 진귀한 스톤을 드라마틱하게 세팅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1979년부터 2009년까지 티파니의 모든 역사와 함께한 명예 디자인 디렉터 존 로링(John Loring)은 블루북 컬렉션 행사는 최상의 하이 주얼리를 선보이는 유서 깊은 자리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티파니 본사에 위치한 디자인 아카이브에 초대되어 담소를 나누는 도중 그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디자인을 직접 설명해주었는데, 프란체스카의 새로운 블루북 컬렉션이 아카이브에 놓인 진귀한 작품들과 어깨를 겨룰 가치가 있는 멋진 주얼리라며 극찬했다. 특히 올해는 그린, 블루 등 진귀한 컬러의 다이아몬드를 블루북 컬렉션에 담아냈는데, 티파니의 수석 보석학자인 멜빈 커틀리 역시 컬러 다이아몬드의 가치가 이번 컬렉션에 멋지게 녹아들었다고 감탄했다. “1년 반 전부터 이 새로운 컬렉션을 위해 프란체스카와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뛰어난 젬스톤을 찾아내느냐 하는 것이죠. 티파니는 오직 최고의 주얼리만을 다룹니다. 가히 교과서에나 볼 수 있음직한 수준 높은 품질을 갖췄죠. 또 하나의 자부심은 주얼리 브랜드 중 독보적으로 새로운 보석을 발견한다는 것입니다. 티파니가 발견한 젬스톤들은 이번 블루북 컬렉션에도 등장해요. 1967년 선보인 탄자나이트와 차보라이트, 쿤자나이트 등도 티파니가 발굴한 젬스톤입니다. 티파니는 전 세계 젬스톤 발굴에 크게 공헌했죠”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모두 티파니의 중심이자 얼굴이 된 프란체스카와 깊은 대화를 나누며 블루북 컬렉션을 완성한 조력자들이다. 이렇게 끊임없는 노력의 결실이 바로 올해 선보인 ‘바다의 예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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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의 정체성이 담긴 블루북 컬렉션
그렇다면 이미 웨딩 링과 기존의 스테디한 컬렉션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티파니가 블루북 컬렉션을 꾸준히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티파니 총괄 부사장 존 킹(Jon King)은 “티파니에는 다양한 제품군이 존재합니다. 티파니 T 컬렉션처럼 스타일리시한 제품도 있는 반면, 블루북은 티파니가 혁신적이고 독창적이며 신선하면서도 모던한, 선구적인 브랜드라는 사실을 고객들에게 알리는 방법이지요. 단순히 주얼리를 만드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더 깊은 의미를 창출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티파니 고객, 특히 하이 주얼리를 원하는 고객들은 여행과 독서를 즐기며 아트, 음악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기대합니다. 남다른 가치를 원하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오랜 세월 티파니는 약 1만 부 한정으로 전 세계의 고객들에게 블루북을 전달했습니다. 1845년 티파니의 창시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는 소수의 고객에게만 블루북을 선보였지만, 지금은 VIP만 접할 수 있었던 비밀스러운 블루북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더 많은 사람이 이를 알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블루북 컬렉션은 ‘바다의 예술’이라는 하나의 테마로 통일되는데, 프란체스카는 이번 컬렉션에 티파니 아카이브의 정통성과 보석의 아름다움을 담는 것을 넘어, 바다가 지닌 에너지, 해저 정원에서 받은 영감 등을 부여했다. 프란체스카는 “젬스톤은 자연의 무한한 번영을 보여주는 전형입니다.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는 바다의 풍성함과 파도의 강인함을 잘 표현해주는 상징적인 스톤이죠”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에 더해 전 세계 해양 생태계를 보호해온 티파니 재단의 정신과도 일치하기에 의미심장하다. 자연은 언제나 티파니에 영감의 원천이었고,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한 티파니 재단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에 이번 컬렉션이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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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가의 기적, 티파니 플래그십 스토어

블루북 컬렉션을 만난 후 뉴욕 5번가 티파니 플래그십 스토어의 곳곳을 살펴볼 수 있었다. 미국의 자유로운 정신을 고스란히 담은 티파니는 미국 혹은 뉴욕의 상징이자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미국적인 정통성을 지녔다. 티파니는 미국 디자인 역사에도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는데, 뉴욕항에서 열린 자유의 여신상 제막식에 사용할 초청장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1876년에는 미국 건국 1백 주년을 기념해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로 티파니 성조기 브로치를 제작하기도 했다. 뉴욕 양키스의 로고를 디자인한 것 역시 티파니이고 NFL 슈퍼볼 트로피 역시 티파니 스털링 실버로 제작하는 만큼 뉴욕의 역사가 곧 티파니의 역사라 할 수 있다. 5번가의 티파니 매장 역시 이제 뉴욕의 상징이 되었는데, 매장 앞에서는 관광객들은 물론 주얼리를 사고 난 후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853년 설치한 아틀라스 시계 아래 회전문을 통해 세련된 여성들과 사랑에 빠진 남성들, 부와 명예를 지닌 이들이 티파니 매장을 방문한다. 주얼리에 최초로 ‘스타일’이라는 개념을 대입해 지금도 가장 인기 있는 컬렉션 중 하나인 티파니의 엘사 퍼레티 컬렉션, 잔 슐럼버제와 팔로마 피카소, 프랭크 게리의 작품을 주얼리로 만나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티파니 5번가 매장이다. 웨딩 주얼리 섹션에는 언제나 사랑을 기념하려는 방문객으로 가득하다. 매장 위에 위치한 공방에서는 정교한 세팅 작업을 진행하고, 진귀한 원석들이 쉴 새 없이 자기 자리를 찾아 움직인다. 5번가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티파니라는 브랜드가 다양한 소재와 디자이너를 영입하며 독보적인 스펙트럼을 갖추게 된 근원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티파니를 웨딩 링으로 기억하지만, 아름답고 정교한 하나의 반지를 탄생시키기 위해 티파니는 오래도록 다이아몬드와 주얼리에 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비전을 설정해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티파니 세팅과 같이 한 가지 주얼리 디자인이 세계 주얼리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경우는 매우 드문데, 6개의 프롱이 다이아몬드를 받치고 있는 이 디자인이 이미 1886년 탄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더욱 놀라게 된다. 프란체스카는 “블루북 컬렉션은 마스터피스로 가득하다. 최상의 장인 정신을 구현하는 티파니의 위대한 전통 속에서 장인의 숙련된 손길을 거쳐 태어난 그 아름다움은 감탄을 자아낸다”라고 이야기했다. 티파니 웨딩 링부터 블루북 컬렉션까지 오랜 가치와 아름다움을 보석이라는 결과물로 승화하기 위해 티파니가 쏟아온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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