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S/S Men’s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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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 2014

에디터 이예진

보다 다채로운 패턴과 레이어링, 소재의 접목이 돋보이는 2014 S/S 남성 컬렉션에서 채집한 11개의 키워드에 주목하라. 프린트를 능수능란하게 매치하는 기술, 테일러드 수트와 결합한 쇼츠, 여유로운 실루엣이 스타일링의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Trend 1_ Blue Men

이토록 다양한 블루! 코발트 블루부터 녹색이 도는 셀룰리안 블루, 차가운 일렉트릭 블루, 터쿠아즈, 스카이 블루, 파스텔 블루까지. 옷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블루 컬러가 런웨이에 올랐다. 특히 스리 버튼 재킷과 셔츠, 타이뿐만 아니라 슈즈와 클러치 백까지 블루 컬러를 톤온톤 매치한 랑방은 이번 시즌 블루 수트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에 대한 가장 좋은 예를 제시하니 참고할 것.

Trend 2_ Sweet Boys

남자 역시 마음껏 달콤해져도 좋은 계절, 봄에는 부드러운 파스텔컬러 아이템 하나쯤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마크 제이콥스나 베르사체처럼 핑크 수트를 한 벌로 입는 것도 멋지지만 파스텔컬러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한국 남자들은 시도하기 어렵다고 토로할 수밖에. 버버리 프로섬, 폴 스미스에서 보여준 것처럼 이너 웨어는 화이트로 선택하고, 그 위에 달콤한 파스텔컬러의 재킷과 후디를 레이어링할 것. 런웨이의 스타일링을 현실로 가져오는 쉬운 방법이다.

Trend 3_ Floral Garden

여성 컬렉션에서 풍겨온 향긋한 꽃 내음이 남성복까지 이어졌다. 고흐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아몬드 나무나 사이프러스를 비롯해 하와이안 히비스커스 등 종류와 크기가 다채로운 꽃밭이 등장한 것. 가장 세련된 방법으로 프린트를 믹스하는 드리스 반 노튼은 고풍스러운 색감과 회화적인 터치가 느껴지는 꽃무늬 셔츠와 팬츠, 밀리터리 코트를 실크, 니트, 시스루 등 다양한 소재에 접목했으며, 구찌 역시 열대 지방의 야자수나 열매 등을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한 꽃무늬 룩을 울이나 키드 모헤어와 같은 고급스러운 코튼 소재에 녹여냈다. 어둡고 중후한 컬러를 바탕으로 한 덕분에 꽃무늬 셔츠와 셔츠를 겹쳐 입어도 과하지 않게 느껴질 정도.

Trend 4_ All Over Print

꽃무늬 다음으로 많이 보이는 프린트는 스트라이프, 도트 그리고 체크 순서. 일단 줄무늬는 간격이 넓어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모스키노, 발렌티노, 우영미, 지방시 등 파리의 디자이너들은 컬러 블로킹이 돋보이는 큼직큼직한 스트라이프를 아로새겼다. 그러니 올여름을 위한 줄무늬는 두꺼운 것으로 선택할 것. 에르메스의 핀 도트 수트부터 크리스 반 아쉐의 폴카 도츠, 버버리 프로섬의 코인 도트까지 크기와 간격을 제각각으로 표현한 물방울 무늬와 몬드리안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이세이 미야케, 닐 바렛의 기하학적인 체크 패턴도 놓치지 말 것.

Trend 5_ Blouson Days

그 어느 시즌보다도 다양하게 해석된 블루종은 쿨한 남자들에게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을 것이 분명할 듯. 블루종이라고 하면 나일론이나 코튼, 모직 등이 주요하게 쓰였지만 올봄엔 가죽과 스웨이드, 실크 등의 소재로 고급화 전략을 취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생로랑은 1970년대 자유분방한 영 스트리트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록 스타 룩을 선보였으며, 루이 비통은 스웨이드 소재의 몸판에 악어가죽 소매를 믹스해 구조적인 형태를 완성했다. 보테가 베네타의 토마스 마이어는 부드러운 스웨이드와 윤기가 흐르는 송아지가죽, 트윌 등의 소재에 섬세한 핸드메이드 스티칭을 더해 비즈니스 웨어로서의 블루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단연 돋보인다. 허리와 엉덩이 사이에서 끝나는 짧은 길이인 만큼 다리 길이 때문에 고민인 남자들에게 훌륭한 프로포션을 선사할 가장 강력한 무기임이 분명할 듯.

Trend 6_ Tunic Power

반듯하게 네모 커팅한 티셔츠는 이번 시즌 없어서는 안 될 훌륭한 아이템이다. 중동 지역에서 편안하게 입는 튜닉 스타일이 올해 하이 패션에서 훌륭한 커버업 아이템으로 등장했으니. 올여름엔 티셔츠 한 장으로도 드레스 업과 다운을 넘나들 수 있는 절호의 시즌임을 기억하자. 소재와 컬러, 프린트 등 어떤 디자인이어도  좋지만 실루엣만은 자신의 체형보다 한두 치수 큰 오버사이즈로 선택할 것. 가죽의 질감과 형태를 강조한 구찌, 어깨의 라인을 떨어뜨린 슬롭트 숄더에 트롱프뢰유 기법으로 라펠을 그려 넣은 보테가 베네타 등의 컬렉션에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돌체앤가바나는 이번 시즌 박시한 튜닉 톱에 무한 애정을 드러냈는데,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고대 지도와 벽화, 제우스, 아폴로 등을 고전적인 화풍으로 프린트해 눈길을 끌었다.


Trend 7_  Oversize Shorts

무릎부터 허벅지까지 사이를 오르내리는 길이의 오버사이즈 쇼츠가 캐주얼은 물론 수트 룩까지 점령했다. 보통 커다란 상의에는 슬림한 팬츠를 입어 실루엣을 조절하는 게 기본이지만, 이번 시즌엔 바지 역시 발걸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흩날리는 여유롭고 볼륨감 있는 스타일을 매치하자. 치마인가 싶을 정도로 폭이 넉넉한 실루엣의 팬츠를 들고 나온 꼼 데 가르송이나 질 샌더, 밑단을 롤업한 크리스 반 아쉐, 메탈릭한 소재의 오버사이즈 쇼츠를 선보인 펜디, 슬림한 재킷에 미디 길이의 쇼츠를 매치한 페라가모의 모던한 스타일링을 참고할 것.
Trend 8_  Summer Coat

지중해성 기후대인 이탈리아의 남자들에게 롱 코트는 시즌리스 아이템이다. 그러니 뜨거운 여름도 예외는 아닐 터.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첫 번째 컬렉션을 마친 스테파노 필라티는 이번 시즌 컬렉션을 설명하는 ‘나른함’을 드러내기 위해 무릎을 덮는 긴 코트를 선택했다. 뉴트럴 컬러를 시작으로 애프리코트, 스카이 블루, 코럴, 세이지 그린 등 톤 다운된 컬러와 캐시미어 실크, 실크 등 천연 소재를 가볍게 가공한 롱 코트는 걸을 때마다 물 흐르듯 유연하게 나풀대며 우아하면서도 여유로운 제냐 신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펜디, 구찌, 드리스 반 노튼의 아노락 형태의 코트 역시 젯세터의 여유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Trend 9_ Technical Sportswear

이제 스포티즘은 트렌디라기보다는 테일러드 수트와 팬츠처럼 클래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지난 몇 시즌을 돌아보더라도 런웨이 전방에 퍼진 스포티한 무드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니까. 이제 디자이너들은 소재와 디테일, 컬러 블록, 실루엣 등을 어떤 방식으로 믹스해 스포티즘을 보여줄지 골몰할 때다. 이번 시즌엔 스포티즘 전반을 대변하며 키 아이템으로 떠오른 카굴(cagoule)에 주목하라. 비바람을 막기 위해 입는 모자가 달린 긴 외투를 뜻하는 카굴은 첨단 소재를 접목해 페라가모와 랑방, 겐조, 에르마노 설비노, 버버리 프로섬 등에서 모던한 하이브리드 패션을 완성한 일등 공신이다. 승마 바지의 디테일을 차용한 트랙 팬츠는 올봄 구찌에서 꽃을 피웠는데, 방수 가죽을 트리밍한 아노락 점퍼와 네오프렌 후디, 윈드 브레이커와 매치해 런웨이 전반에 액티브한 감성을 불어넣었다.

Trend 10_ Leather Weather

여름과 겨울 소재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 두 시즌 전부터 가죽은 겨울보다는 여름에 더 많이 등장하는 소재가 되었다. 하우스 아틀리에 장인의 노련함으로 안감을 없애고 소재를 가능한 한 얇게 만드는 가공법을 거치면 여름을 위한 가죽 완성! 라펠이 돌돌 말릴 정도로 얇은 가죽 재킷을 선보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재킷과 쇼츠 수트를 한 벌처럼 모두 가죽으로 완성한 디올 옴므, 가죽의 부드러운 질감을 강조한 셔츠형 재킷을 선보인 에르메스만 보더라도 가죽은 이제 여름과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가 되었다.

Trend 11_ Ultra Slimming Cuts

젊고 감각적인 무드가 런웨이 전반을 채운 이번 시즌엔 수트 역시 그 변화의 흐름에 동참했다. 에르마노 설비노의 더블브레스트 재킷이나 보테가 베네타의 그레이 싱글 버튼 수트, 돌체앤가바나의 턱시도 수트 등 런웨이에 올린 대부분의 수트와 재킷의 라펠은 모두 얇고 샤프하게 재단되어 있었다. 얼굴이 크고 넓적한 동양인에게는 얇은 라펠이 치명적일 수도 있기에 하이 웨이스트 팬츠로 실루엣을 올리고 V존이 깊이 파인 디자인을 선택할 것이 하나의 요령. 남성복에 잘 쓰이지 않는 시폰, 새틴, 라메 소재는 특유의 광택과 질감으로 이브닝 웨어의 드레시한 무드를 고조시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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