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통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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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무겁고 투박한 무통 재킷이 시크하고 세련된 실루엣으로 돌아왔다. 아크네의 베스트셀러인 오버사이즈 무통 재킷을 필두로 생로랑, 루이 비통 등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인 것. 몽글몽글 짧게 깎은 털을 가공한 무통부터 어린 양의 양피를 털과 함께 가공해 길고 화려한 양털의 텍스처를 살린 무통까지, 이번 시즌은 진정 무통의 전성시대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무스탕’의 바른 명칭이 바로 무통(mouton)으로 양을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비롯되었다. 미국의 공군 전투기 조종사에게 지급된 보온용 양털 재킷에서 유래한 무통은 털이 붙은 양피를 사용해 매서운 찬 바람에도 끄떡없는 보온력을 자랑한다. 소재 특성상 와일드하고 부해 보이는 이미지가 강해 체구가 작은 한국 여성에겐 소화하기 쉽지 않은 아이템으로 간주되었지만, 이번 시즌에 선보이는 무통 재킷은 조금 다르다. 블랙이나 브라운 외에도 화이트, 베이지 등 화려하고 밝은 컬러로 돌아온 것. 또 얇고 가벼워한결 매치하기가 쉬워졌다. 천연 양피와 스웨이드로 제작한 무통 이외에도 부드러운 울이나 모직 소재에 양털을 매치한 재킷도 눈에 띈다. 여성스럽고 슬림한 디자인의 무통과 함께 몇 시즌 내내 오버사이즈의 아우터가 유행하면서 무통 역시 박시한 실루엣을 강조한 제품이 강세인데, 파워풀하고 매니시한 디자인이 여성스러운 룩에는 물론 오피스 룩에도 세련되게 매치되는 반전 매력을 갖췄다. 오버사이즈 무통을 입을 땐 슬림한 룩과 함께 매치하거나 실크같이 정반대 소재와 매치하는 것이 스타일에 재미를 더하는 방법. 여기에 무심하게 툭 걸쳐 입는 애티튜드까지 갖춘다면 완벽하다. 무통의 투박한 느낌을 덜어내고 싶다면 크롭트 디자인으로 경쾌하고 여성스럽게 연출하도록. 가벼운 먼지나 얼룩이 묻었을 땐 브러시나 부드러운 천으로 가볍게 털고,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되, 모피가 숨을 쉴 수 있도록 천 소재의 커버를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계속 읽기
HEART to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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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서울 284 <페스티벌284: 영웅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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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서울역사를 미술 공간으로 바꾼 문화역서울 284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영웅적 삶을 주제로 한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전시는 크게 세 파트로 나뉘는데, 권오상, 제이미 우드 등의 작가들이 ‘누가 영웅을 말하는가’에 참여해 영웅의 조건에 대해 고찰한다. ‘우리들의 작고도 큰 영웅’, ‘저기 태양이 온다’ 파트에서는 작품을 통해 상상 속 영웅과 마음속 영웅을 경험하게 된다. 7개국 70명의 예술가가 참여하는 대형 전시답게 관객 참여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
전시 기간 10월 20일~12월 4일
문의 seoul284.org 계속 읽기
Sweet Tw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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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 불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소재는? 가죽, 울, 모피, 그리고 트위드! 그중에서도 트위드는 청담동 귀부인 룩으로 통용되던 진부한 수트를 지나 지금은 하이 패션과 스트리트 패션을 넘나들며 전방위적으로 활약 중이다. 특히 이번 시즌엔 정제된 실루엣과 프로포션, 회색, 검정 등 모노톤으로 도회적인 세련미를 강조했다는 점을 기억할 것. 빨강, 초록 등 색과 무늬를 덜어내고 직물의 조직이 도드라지지 않도록 가공한 점도 돋보인다. 먼저 헴라인을 독특하게 커팅한 하이 네크라인 아우터를 필두로 트위드 크롭트 톱과 미니드레스에 화이트 셔츠를 레이어드한 샤넬, 스커트와 톱, 이너와 코트를 회색 트위드로 통일해 귀족적인 룩을 완성한 돌체앤가바나, 입체적인 드레이핑 기법으로 구조적인 실루엣을 만든 하이더 아크만 등이 대표적. 이번 시즌 트렌드를 이끄는 1940년대 레이디라이크 룩에도 트위드를 적재적소에 사용했는데, 프라다는 소매를 부풀리고 허리를 잘록하게 조여 X자 실루엣의 아우터를 강조하는가 하면, 마이클 코어스는 스퀘어 네크라인 재킷과 H라인 스커트로 트위드 수트 룩을 연출했다. 커다란 타탄 체크무늬를 재킷과 플레어스커트에 새겨 넣은 랑방, 무릎을 덮는 풍성한 풀 스커트로 대변되는 로샤스 등도 트위드의 고상한 레이디라이크 버전을 보여준 좋은 예. 전자가 트위드의 클래식한 무드에 힘을 실었다면, 보다 젊고 캐주얼한 스타일링으로 승부수를 띄운 브랜드도 있다. 퀼팅 가죽 팬츠나 니트 스커트에 짧은 트위드 재킷을 매치한 랙앤본, 바이커 재킷을 연상시키는 타이트한 실루엣과 가죽을 패치워크한 이로 등은 우리가 지금 당장 트위드를 어떻게 입어야 할지 참고하면 좋을 가장 세련된 스타일링 방식을 보여준다. 계속 읽기
바젤월드의 또 하나의 주인공, 신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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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기술력으로 완성한 무브먼트도 바젤월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거대한 워치 시장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움직이는 것은 신소재의 등장이다. 디자인과 컬러, 무브먼트의 가치에 대적할 만큼 신소재의 위상은 대단하다. 이전에는 시계 소재로 사용되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화이트 세라믹이 이제는 최고급 기계식 워치에까지 적용되고, ‘고무’에 불과했던 러버 소재도 다양한 금속과 결합해 내구성이 뛰어난 필수 소재로 거듭났다. 단기간에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없기에 신소재를 개발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지만, 그러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올해 바젤월드에서 라도와 롤렉스, 불가리가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며 시계 시장의 반경을 넓혔다. 라도는 ‘현대적 연금술’이라고 표현할 만큼 완벽한 기술력을 자랑하는 ‘플라즈마 하이테크 세라믹’을 선보였는데, 손목에 올리는 순간 “정말 새롭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세라믹을 메탈처럼 보이도록 가공하는 플라즈마 기법은 라도만의 독보적인 특허 기술로, 메탈보다 가볍고 스크래치에 강하며 티타늄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하다. 게다가 차가운 느낌의 스틸에 비해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더욱 깊고 진한 컬러감으로 기품을 더해준다. 시간이 지나도 광택감을 잃지 않는 지속성과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고 착용자의 체온에 온도가 맞춰지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롤렉스는 ‘오이스터플렉스 브레이슬릿’을 선보였는데, 얇은 티타늄 블레이드에 유연한 엘라스토머 스트랩을 독특한 방식으로 접목한 브레이슬릿이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탄성이 높으며 자외선에 강해 쉽게 변색되지 않는다. 불가리의 커넥티드 워치인 ‘디아고노 e-마그네슘’은 스마트한 기능을 갖춘 것은 물론 마그네슘과 피크 폴리머를 결합한 소재로 선보이며 불가리가 앞으로 내놓을 시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처럼 신소재의 개발은 차별화된 시계를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가 되고, 편의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하이엔드 워치 시장에서는 더욱 주목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 2016년 바젤월드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소재가 등장해 손목을 아름답고 편안하게 감싸줄지 기대된다. 계속 읽기
<댄 플래빈, 위대한 빛(Dan Flavin, Light: 1963-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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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적인 무의 추구, 순수한 형태의 존재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미니멀 아트는 1960년대부터 1970년 전반까지가 최전성기였지만, 지금까지도 그 미학적, 철학적 오라의 영향력은 크다. 산업 소재인 ‘형광등’을 예술로 끌어들인 미니멀리즘의 거장 중 한 명인 댄 플래빈(1933~1996)의 전시를 만날 수 있다는 건 미술 애호가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계속 읽기
백남준아트센터 <하룬 미르자: 회로와 시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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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수상자는 영국 아티스트 하룬 미르자였다. 이 상은 백남준과 같이 혁신적인 영향을 미친 예술가를 고무하기 위해 2009년 제정됐다. 하룬 미르자는 사운드와 빛의 파장, 전자파의 상호작용과 마찰을 실험하는 독특한 작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기에 수상자로 가히 손색이 없어 보인다. 미르자의 국내 첫 전시 <회로와 시퀀스>는 제목 그대로 전자파가 만드는 전자회로와 이를 끊임없이 점멸하도록 조작하는 프로그램 시퀀스에 주목해, 디지털 신호가 반복되는 전자기적 공명의 공간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계속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