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CULTURE 18/19 WINTER SPECIAL]_Creative 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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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성연

21세기를 주도한다고 여겨지는 ‘소프트 파워’의 핵심 축으로 문화가 꼽힌다. 그 경제적 효과를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문화적 풍부함과 우수성, 우월한 상대적 지위를 열망한다. 국가나 도시 브랜드 차원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리에게는 대중문화의 ‘한류 열풍’이 여전히 건재한 편이고, ‘예술 한류’도 나름 자부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다수가 탐내는 문화 콘텐츠 산업을 둘러싼 역학 구도에 ‘차이나 파워’가 어느새 더 강하게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홍콩, 베이징, 상하이, 타이베이 등이 저마다 강력한 하드웨어에 더해 다채로운 콘텐츠까지 쏟아내면서 변화무쌍한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는 아시아의 ‘크리에이티브 허브(creative hub)’라는 타이틀을 향한 경쾌한 경쟁의식도 느껴지지만, 암묵적인 창조적 연대도 느껴진다. 네트워크의 시대에 창조적 네트워크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홍콩에서 만난 예술계 인사는 ‘잠자는 사자’가 깨어나기까지는 단절이 있었기에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그리고 더 걸릴 수도 있지만 이제는 진정한 중국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굳이 문화적 헤게모니를 향한 경쟁 구도로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사람이 그렇듯 도시도, 국가도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이 있는 법이고, 국적이나 인종, 사회 계급의 경계가 흐려진 디지털 세상이 아닌가. 그래서 지구촌 저편에서도 환영받는 코즈모폴리턴 인재가 넘쳐나는 것일 테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 곁에서는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사례도 크고 작게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멀리 있든, 가까이 있든 창조적 연대란 무궁무진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계속 읽기

버버리, 그 놀라운명성과 존재감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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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대 토머스 버버리의 개버딘 소재 레인코트를 최초로 선보인 이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정형화된 레인코트를 디자인하면서 기능성 견장, 가죽 허리띠, 그리고 D-링(D-ring)을 디자인에 응용한 ‘트렌치코트’가 탄생했다. 이후 버버리 ‘트렌치코트’는 지속적으로 레인웨어(rainwear)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으며, 전통적인 메탈 소재의 D-링 디테일은 여전히 장식의 … 계속 읽기

Joyful & Beauti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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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성연(라스베이거스 현지 취재) | 취재 협조 라이베이거스 관광청(LVCVA) www.visitlasvegas.co.kr, www.lvcva.com

‘엔터테인먼트 수도’ 라스베이거스의 진화
건축학자들은 도시를 가리켜 ‘변화를 통해 성장하는 거대한 인공물’이라고 얘기한다. 시간과 더불어 성장한 건축과 공학의 합작 인공물이자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사막 위에 꽃피운 라스베이거스는 그 변화의 속도와 폭이 가장 경이롭게 느껴지는 도시가 아닐까 싶다. 네온사인과 광고판으로 점철된 단순한 ‘유흥의 도시’가 아니라 음악, 공연, 현대미술 같은 문화 예술, 스포츠, 미식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여행자들의 발길을 ‘거듭’ 이끄는 매혹을 품게 된 ‘엔터테인먼트 수도’에 다녀왔다. 계속 읽기

젊은 창조 계급, 한국 가구의 지평을 넓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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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홍대 앞 거리의 웬만한 카페에는 스칸디나비아풍, 젠 스타일, 빈티지 등 갖가지 원목 가구가 득세하고 있다. 유행은 지나가는 것이지만 사실 원목 가구는 트렌드와 상관없이 시간이 갈수록 정겨운 미덕을 지녔다. 대중적이면서도 미학적 오라와 양호한 질을 갖춘 한국 디자이너들의 젊은 가구 브랜드가 눈에 띈다. 작가주의 ‘아트 퍼니처’는 이미 꽤 있었지만, 이들은 소규모 공방이든, 공장과 협업으로 꾸리는 체제든 각기 다른 스타일과 비전을 갖고 ‘브랜드’를 지향한다. 한국 가구 디자인의 지평을 넓혀가는 젊은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이 반갑다. 계속 읽기

신의 물방울을 머금은 유리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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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고성연

한갓 이름 없는 풀에도 철학은 담겨 있다고 했다. 하물며 인류의 오랜 벗인 술, 그리고 이를 담는 잔에는 얼마나 풍부한 내공과 사연이 배어 있을까. 특히 이 유혹적인 액체를 근사하게 머금는 잔의 디자인은 단지 허세 어린 맵시를 위한 ‘꼴’이 아니다. 오색찬란한 술 세계에서 각양각색의 잔이 품고 있는 예술과 과학의 절묘한 조화는 생각보다 흥미롭고 깊이도 있다. 먼저, 언젠가부터 우리네 삶에 점점 더 깊숙이 파고든 ‘신의 물방울’을 담는 와인 글라스의 미학을 살펴본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크리스털 잔들이 늘어서 있다 해도, 그 소재와 두께에 따라 잔의 벽을 타고 흐르는 소위 ‘와인의 눈물’이 미끄러지는 느낌이 오묘하게 다를 만큼 섬세한 세계다. 계속 읽기